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SK가 타자 유형별로 적극적인 수비시프트를 시도했다. 그러나 재미를 보지 못하고 또 다시 시즌 첫 승에 실패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수비훈련을 할 때 적극적인 수비시프트를 주문했다. 그가 지난해 벤치코치로 몸 담았던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도 수비시프트를 즐겼다. 현대야구에서 타자별 수비시프트는 새로운 전술이 아니다. KBO리그서도 모든 팀이 사용한다.
그런데 SK는 좀 더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게 눈에 띈다. 철저히 타자의 성향과 데이터에 따른 조치이자 아웃카운트를 올릴 확률을 높이려는 노력이다. 다만, 수비시프트는 철저히 결과로 평가 받는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SK는 6일 광주 KIA전서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좌타자 최형우에게 가장 극단적으로 사용했다. 잡아 당기는 최형우의 성향을 감안, 3루수가 통상적인 유격수 위치에 들어가고 유격수가 2루 오른쪽, 2루수가 1,2간 깊숙한 지점에 섰다. 3루가 텅 비었다. 외야수들도 비슷하게 움직였으나 내야수들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았다.
반대로 우타자 나지완이나 김주형 등에게는 내야수들이 전체적으로 좌측으로 이동했다. 다만, 베이스를 비울 수 없는 1루수는 자리를 지켰다. 최형우만큼 극단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2루수가 2루에 바짝 붙으면서 1,2간을 사실상 비웠다.
이날만큼은 SK의 수비시프트가 재미를 보지 못했다. 4회말이었다. 선두타자 김주찬이 우전안타를 쳤다. 김주찬의 타구는 2루수가 보통의 위치에 있었다면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가 됐다. 김주찬의 안타를 시작으로 KIA가 찬스를 잡았다.
백미는 KIA가 1-0으로 앞선 2사 2,3루 상황이었다. 우타자 김주형을 상대로 SK 내야수들은 좌측으로 치우쳤다. 그러나 김주형은 SK 선발투수 메릴 켈리의 바깥쪽 코스로 들어오는 투구를 그대로 밀어쳐서 1,2간으로 타구를 날렸다. 보통의 위치였다면 평범한 2루수 땅볼이었다. 하지만, 내야수들은 좌측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타구는 느리게 외야로 흘러나갔고 주자 2명이 재빨리 홈을 밟았다. KIA가 1-0서 3-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켈리-이재원 배터리가 김주형에게 좌측 타구를 유도하려고 했다면 철저히 몸쪽 승부를 해야 했다. 그러나 당시 켈리의 제구력이 흔들렸다. 4회에만 볼넷 2개를 내준 이후였다. 지속적인 몸쪽 승부는 부담스러웠다. 기습적으로 시도한 바깥쪽 승부에 김주형이 시프트를 무너뜨렸다.
결국 SK의 극단적 수비시프트가 이날만큼은 확률을 배반했다. SK는 6~8회 4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뒤집었으나 결국 재역전패했다. 야구는 늘 확률만으로 결과 도출이 되지는 않는 스포츠다.
[SK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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