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kt 위즈 불펜진의 22이닝 연속 무실점, 그 비결은 무엇일까.
kt 위즈의 지난 8일 수원 삼성전은 불펜진의 승리였다. 타선이 1회 1점 이후 침묵했지만 선발투수 정대현의 5이닝 무실점 이후 이상화-엄상백-심재민-조무근-김재윤으로 이어진 불펜진이 짠물투를 펼치며 기어이 한 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7회 2사 1, 3루, 8회와 9회 무사 1루 위기는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kt 김진욱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은 마법이다”라고 한 점차 승리를 기뻐했다.
이로써 kt 불펜진은 개막 후 무려 2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달리게 됐다.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이 모두 0이라는 이야기다. 이와 더불어 볼넷도 리그서 가장 적은 13개를 내줬다. kt가 현재(9일 오전)까지 거둔 6승 중 4승이 2점 차 이내의 승부일 정도로 ‘지키는 야구’를 뽐냈다.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최하위(5.68) kt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kt는 신생팀 이점을 살려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들을 하나하나 끌어 모아왔다. 선수층이 얇은 팀 특성상 이들은 어린 나이에 비해 많은 경험을 쌓았고, 1군 3년차인 올 시즌 조금씩 그 부분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다. 김 감독은 이들의 조합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마무리투수 김재윤과 그 앞에 장시환-엄상백-조무근의 필승조를 배치하는 골조를 세웠다. 여기에 이상화, 심재민, 정성곤 등을 롱릴리프로 활용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특별한 것보다는 투수들의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 투수들이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 김 감독은 구체적으로 “볼카운트 0B2S에서 굳이 볼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 유인구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는 것도 좋지만 맞더라도 바로 승부를 들어가라. 루킹 삼진을 잡으려 노력하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정명원, 가득염 투수코치는 이를 위해 제구 안정에 초점을 맞춰 투수들을 지도했다.
여기에 견고해진 수비가 한 몫을 더한다. kt는 9일 오전 현재 팀 최소 실책 1위(2개)를 달리고 있다. 조니 모넬의 합류와 심우준의 약진으로 내야 사이드 수비가 강해진 부분이 가장 크다. 김 감독과 함께 새롭게 부임한 김용국 수비코치는 “(수비가) 부드럽고 경쾌해졌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김 감독 역시 “지금은 투수들이 수비수를 믿고 던진다. 모든 게 시너지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흡족해했다.
kt는 이제 고작 7경기를 치렀고, 불펜진의 무실점 행진은 곧 깨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든든하게 뒷문을 지킬 지는 kt를 직접 지도한 김 감독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김 감독은 “불펜진이 너무 잘해주고 있지만, 무실점 연속 행진에 대한 부담감 없이 던졌으면 좋겠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좌측부터)장시환-엄상백-조무근-김재윤(첫 번째), kt 김진욱 감독(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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