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찝찝한 위닝시리즈…임창용 계속 믿을까?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위닝시리즈를 따낸 건 분명 쾌거였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는 않았다. 마무리투수 고민에 빠진 KIA가 처한 상황이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3-2 역전승을 따냈다. 양현종의 호투, 로저 버나디나의 투런홈런이 조화를 이뤄 거둔 승리였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마무리투수로 투입된 임창용이 또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임창용은 KIA가 3-1로 앞선 9회초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홈 팬들은 환호성을 보냈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격려의 의미였다. 임창용이 전날 블론세이브를 범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임창용은 3-2로 앞선 9회초 2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김태균에게 결승타를 맞았다.

9일 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임창용은 대타 김주현(볼넷), 송광민(안타)에게 연달아 출루를 내줘 무사 1, 2루에 몰렸다. 2점차 리드였던 만큼, KIA 벤치는 계속해서 지켜봤으나 임창용은 평정심을 찾지 못했다.

양성우의 유격수 땅볼로 처한 1사 1, 3루 상황. 임창용은 신성현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하지만 임창용은 2사 1루서 조인성에게도 안타를 맞았고, 2사 1, 2루에 몰린 이후에야 교체됐다. KIA는 심동섭이 하주석을 유격수 땅볼 처리한 덕분에 힘겹게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임창용의 올 시즌 초반 경기력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임창용은 올 시즌 4경기에 등판, 총 3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22명의 타자를 상대, 12명(8피안타, 4볼넷)에게 출루를 허용했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8일 역전패에 대해선 “한 장면(9회초)만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 이전에 달아날 수 있는 찬스를 살렸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임창용이 블론세이브를 범하기에 앞서 응집력이 부족한 타선이 아쉬웠다는 의미다.

하지만 9일 경기양상은 달랐다. 양현종이 호투를 펼쳤듯, 한화 선발투수 이태양도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맞불을 놓았다. 줄곧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던 KIA는 7회말 나온 버나디나의 투런홈런 덕분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하루 전과 달리 타선의 문제가 아닌, 경기를 마무리 짓는 부분에서 분명 아쉬움이 남았던 경기였던 셈이다.

김기태 감독은 마무리투수 운영 방안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갖고 있지만, 더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9일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임창용을 교체한 것이 반드시 보직 변경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이틀 연속 블론세이브를 범할 경우 위축될 선수의 심리도 감안한 선택일 터.

임창용은 지난 시즌에도 징계가 풀려 복귀한 7월 한 달 동안 1승 2패 2세이브 평균 자책점 5.91로 부진했다. 하지만 8월에는 1패 6세이브 평균 자책점 3.38을 기록, KIA가 중위권 경쟁에서 살아남는데 힘을 보탰다.

KIA는 올 시즌 역시 불안한 출발을 보인 임창용을 신뢰할까. KIA가 3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둔 가운데 떠안은 고민거리다.

[김기태 감독(좌), 임창용(우).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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