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장은상 기자] 연장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지만 숙제가 분명히 남은 경기였다.
한화 이글스는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11-8로 승리했다.
지난해 삼성을 상대로 유독 강했던 한화(10승 1무 5패)는 이날도 시작부터 신을 냈다. 한화는 선발 배영수가 2회까지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며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삼성은 무득점 이닝이 28이닝까지 늘어나 타선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공격에서는 타자들이 화끈한 타격으로 넉넉한 득점을 지원했다. 3회초 1사 이후 하주석과 장민석이 연속안타로 출루했고, 2사 이후에는 4번타자 김태균이 볼넷을 골라내 2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송광민이 그랜드슬램포를 쏘아 올려 한화는 단숨에 4-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4점의 리드는 1회도 지나지 않아 무너졌다. 한화는 3회말 수비서 실책 하나 때문에 첫 실점했다. 1사 2루 위기서 박해민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주자가 2루에 있었지만 짧은 타구로 인해 2루주자가 홈에 들어오기는 무리였다. 삼성의 3루 주루 코치인 김호 코치도 2루주자 김헌곤을 3루에서 멈춰 세웠다.
이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좌익수 이양기가 급한 마음에 박해민의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한 것. 이양기는 순간적으로 공을 흘렸고, 그 틈을 타 김헌곤은 홈을 파고들었다. 박해민은 2루까지 내달렸고, 이후 구자욱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실책 하나가 가지고 온 결과는 2실점이었다.
불안한 수비는 5회말에도 계속됐다. 한화는 전 이닝서 역전을 허용해 4-5로 뒤지고 있었다. 설상가상 주자까지 연달아 내보내 5회말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었다.
바뀐 투수 송창식은 8번타자 이지영을 침착하게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또다시 실책이 그라운드를 어지럽혔다. 3루수 송광민이 이지영의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3루주자가 홈을 밟았고, 이지영도 출루에 성공했다. 주자는 모두 생존, 무사 만루 위기가 계속됐다.
한화는 결국 이 고비서 크게 무너졌다. 5회말에만 3실점하며 4-8까지 상대를 도망가게 만들었다. 상황은 달랐지만 3회말과 5회말에 나온 실점은 모두 원인이 실책이었다.
넉넉한 초반 리드로 쉽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불안한 수비 때문에 경기 내내 가슴을 졸여야 했다. 마냥 승리에만 취하기에는 이날 남긴 숙제가 너무 명확했다.
[수비하는 한화 이글스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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