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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김과장’을 하며 ‘내가 연기적으로 부족하구나’라고 많이 느꼈어요.”
최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김과장’은 배우 남궁민의 필모그래피를 대표할 만한 작품이다. 생명을 지닌 듯 팔딱이는 연기력은 기본,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는 사랑스러운 캐릭터까지.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었고, 그런 만큼 폭발적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남궁민 스스로는 ‘김과장’을 하며 자신의 부족한 연기력을 느끼게 됐다고 털어놨다.
남궁민은 ‘미녀 공심이’에 이어 ‘김과장’에서도 코믹에 도전했다. 그 이전 작품은 ‘리멤버 - 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으로 이 작품에서 소름끼치는 악역 변신에 성공, 남궁민 전성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남궁민은 악역과 코믹 연기 중 어느 연기가 더 어렵게 느껴졌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코믹을 꼽았다.
“사실 전 ‘리멤버’의 악역보다 이번에 한 코미디 연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신 바이 신으로 웃겨야 하는 것도 있었고, 집중력이 조금이라도 저하되면 그런 연기를 할 수 없는 상황도 오기도 하고. 사실 ‘리멤버’의 남규만은 어느 정도 집중이 되면 나중에는 대사만 외워도 편안히 연기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연기한 김성룡은 저와 다른 부분이 너무 많아 힘들었어요. 저와 다른 사람들의 느낌을 많이 가져왔거든요. 조금만 방심하면 남궁민의 리액션이 나오게 되는데 그런 건 지양해야 한다고 봐요. 20부작을 하며 어떤 식으로 웃고, 어떤 식으로 반응할까를 두고 되게 많이 긴장하며 촬영했죠.”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 후반부터 ‘김과장’이 종영된 올해 3월말까지 단 하루도 쉼 없이 달려온 남궁민에게 쓰러지지 않는다고 장난 섞인 원망도 했다고. 그토록 열정적으로 달려올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묻자 남궁민은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을 꼽았다.
“사실 전 작품, 전전 작품을 통해 연기적으로 좋은 쪽으로, 완성형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자칫 잘못하면 우쭐할 수 있는 시기에 와 있었다고 생각해요. ‘김과장’ 초반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시고, 호평 기사가 나오고, 주변에서도 ‘화면에서 논다’ ‘굉장히 흥이 나 연기한다’고 평해주셨어요. 하지만 ‘김과장’을 하면서 전 ‘내가 진짜 연기적으로 부족하구나’라고 많이 느꼈어요.”
남궁민은 특별히 어떤 신이나 어떤 부분들에 의해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가령 예전에는 한 감정을 두고 다양한 카드를 꺼내 보이며 연기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과거에 비해 여러 장의 카드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스스로 부족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되게 감사하고 좋은 게, 제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인 것 같아요. 이 작품이 끝나고 ‘나 잘하는데~’가 아니라 ‘어? 나 되게 부족한데?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지’라는 걸 느꼈어요. 제가 연기를 한 19년 했는데, 개인적으로 제가 보기에는 이런 생각을 스스로 하기가 힘들다고 생각돼요. 그(연기 경력) 만큼의 고집과 뚝심이 있어 남의 말을 듣기 힘들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을 만나 제가 연기적으로 더 노력해야겠다는 걸 스스로가 편하게 느낄 수 있어 좋았어요. 연기에 대한 가치관도 이제 자리 잡은 것 같아서 그런 것들이 저를 끝까지 버티게 해 준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남궁민은 ‘김과장’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배우로서 정체기에 빠졌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다행히 ‘김과장’으로 인해 배우 남궁민의 방향과 목표가 생겼다고.
“연기자는 항상 날카로운 칼날처럼 칼을 갈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가 잘한다는 소리를 해도 어느 정도 만족을 하면서 고여 있는 물이 되면 안 되겠구나, 계속해서 흘러가는, 변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죠. 그러려면 열심히 해야돼요. 자료도 찾아보고, 시대의 흐름에 벗어나지 않게 후배들의 연기를 찾아보고, 다른 나라 배우들은 어떻게 연기하는지 보고. 그런 것들이 제 스스로 마음에 밀려왔어요. 제가 정말 자신 있는 건, 이 작품에서도 열심히 연기했지만 다음 작품은 그리고 다다음 작품은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거예요. (웃음)”
[사진 =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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