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모비스 명확한 격차, 반전은 가능할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반전은 가능할까.

KGC와 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 애당초 대다수 농구관계자가 정규시즌 챔피언 KGC의 우세를 점쳤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 팀의 격차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KGC가 1~2차전을 손쉽게 잡았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KGC는 주전은 물론 백업까지 강하다"라고 했다. 양동근, 이대성, 전준범, 김효범, 이종현, 함지훈을 보유한 모비스 토종 라인업도 결코 약하지 않다. 그러나 이정현, 박재한, 강병현, 키퍼 사익스, 양희종, 전성현, 문성곤, 오세근, 데이비드 사이먼, 김민욱 등을 보유한 KGC 멤버는 더욱 막강하다.

핵심은 사이먼~이정현~오세근 삼각편대다. KGC는 1~2차전 매치업에서 모비스를 압도했다. 모비스는 1~2차전서 압박이 좋은 가드들을 풀가동, 이정현 봉쇄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러나 모비스는 사이먼과 오세근을 막기가 힘들다. 네이트 밀러는 사이먼보다 높이가 낮다.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허버트 힐은 사이먼보다 느리다. 이종현이 오세근을 어느 정도는 제어한다. 그러나 사이먼과 오세근의 영리한 연계플레이를 봉쇄할 정도는 아니다.

사이먼과 오세근이 대단히 영리하다. 모비스는 1차전 후반부터 2차전 내내 사이먼에게 도움수비를 들어갔다. 그러나 사이먼은 무리하지 않고 동료들과 효과적으로 연계플레이를 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외곽에서 공격했다. 모비스가 외곽에선 트랩을 시도하기가 어려운 걸 간파한 움직임. 사이먼이 외곽으로 빠져나올 때 오세근이나 2~3쿼터에 사익스가 골밑 공격을 시도했다. 모비스가 외곽까지 따라나가서 사이먼에게 트랩을 시도하면 골밑 득점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 KGC 멤버구성이 그렇다.

모비스로선 사이먼이나 오세근의 미드레인지 슛을 완벽히 체크할 수 없다. 두 사람의 슛 감각이 떨어져야 대등한 승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이먼의 슛 감각은 계속 절정이다. 유 감독도 2차전을 앞두고 도저히 사이먼을 막기가 힘들다고 인정했다.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사이먼과 오세근을 막자니 사익스나 이정현의 득점이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다. 결국 사이먼에게 1~2차전서 대량실점하며 무너졌다.

모비스는 1차전서 나름대로 효과적인 외곽 공격을 선보였다. 25개의 3점슛을 던져 12개를 넣었다. 스크린을 활용하고 공간을 만든 뒤 패스게임을 통해 끊임없이 3점슛 찬스를 만들었다. 양동근과 전준범의 슛 감각이 상당히 좋았다. 골밑 열세를 상당 부분 만회했다.

하지만, 2차전서는 3점슛 25개를 던져 7개를 성공했다.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어쩔 수 없었다. 3점슛은 2대2를 통해 스크린을 받고 찬스를 만들 수도 있지만, 빅맨이 수비수들을 모은 뒤 안정적으로 외곽으로 패스를 빼줄 때 확률이 좀 더 높다.

이종현이나 힐, 함지훈이 사이먼이나 오세근보다 느리고 힘이 떨어진다. 1~2차전 내내 확실한 골밑 공격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다. 극심한 몸싸움에 밸런스가 깨진 상태서 슛을 시도했다. 확률이 떨어졌다.

당연히 외곽으로 제때 빼주는 빈도도 높지 않았다. 2차전서 모비스 국내선수들의 외곽슛 감각은 1차전보다 약간 떨어졌다. 그런 상황서 구조적인 어려움까지 겹쳤다. 내, 외곽 공격이 동시에 뻑뻑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앞선에서의 압박과 속공으로 최대한 극복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유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 통과 직후 "4강에선 힐이 해주지 않으면 힘들다"라고 했다. 예측이 정확히 맞아떨어지고 있다. 모비스는 끈끈한 수비조직력과 속공, 외곽포로 승부했지만, 사이먼과 오세근에게 골밑 주도권을 내준 현실이 뼈 아프다.

유재학 감독은 만가지 수를 가진 베테랑 사령탑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전력 차이는 어쩔 도리가 없다. 모비스의 반전을 기대하기엔 KGC가 너무 막강하다. KGC가 가장 잘 한 건 사이먼의 컨디션을 완벽하게 조절했다는 점이다. 어느 순간 사이먼의 체력이 약하다는 말이 쏙 들어갔다.

[사이먼(위), PO 2차전 장면(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