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수비가 살짝 흔들린다.
144경기 장기레이스서 타자들의 타격은 물론, 투수들의 피칭도 업다운 사이클이 있다. 그러나 개개인의 수비력과 전체의 수비조직력이 탄탄한 팀은 야구 특유의 불확실성 속에서 최대한 계산된 야구를 할 수 있다.
두산이 지난 2년간 그랬다. 작년에는 79실책으로 최소실책 리그 1위, 팀 수비율 0.986으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좌익수 김재환 정도를 제외하면, 전 포지션에서 리그 최상위 레벨의 수비력을 보유했다. 양의지~김재호-오재원~박건우 혹은 민병헌으로 이어지는 센터라인 수비는 리그 최강이다. 우익수를 번갈아 맡는 민병헌과 박건우, 코너 내야수 오재일과 허경민의 수비력도 막강하다.
류지혁이라는 강력한 내야수비 스페셜리스트도 보유했다. 조수행, 서예일 등 수비력이 좋은 내, 외야수 백업들도 언제든 1군에 콜업할 수 있다. 탄탄한 디펜스는 두산이 올 시즌에도 1강으로 꼽히는 가장 강력한 근거다.
막상 2017시즌 뚜껑을 열어보니 두산 수비가 다소 불안하다. 10경기서 실책 8개를 범했다. 경기당 0.8실책. 지난해 경기당 0.55실책에 비해 조금 늘어났다. 물론 표본이 적다.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간과할 대목은 아니다.
실책은 누구나 언제든 할 수 있다. 야구선수이기 전에 인간이다. 그런데 한꺼번에 와르르 터지고, 패배로 연결되는 게 문제다. 8일 잠실 넥센전, 12일 잠실 KIA전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넥센전서는 중견수 박건우가 평범한 뜬공을 놓쳤다. KIA전서는 오재원이 평범한 타구를 잡다 놓쳤다. 홍상삼은 번트 타구를 잡은 뒤 여유 있는 상황서 악송구를 했다.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흐름을 넘겨주면서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12일까지 김재호와 허경민이 2개, 박건우와 오재원이 각각 1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나머지 2개는 투수 이현호와 홍상삼이 기록했다. 8개의 실책 중 6개가 수비를 잘 하는 선수들에게서 나왔다. 두산으로선 뼈 아픈 대목이다.
수비는 심리적인 부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게 정설이다. 아무리 수비를 잘해도 누가 실책을 하면 동료도 덩달아 실책 바이러스에 전염되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동료의 실책을 보며 좀 더 긴장하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두산이 그런 분위기와 흡사하다.
두산은 시즌 초반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이 뒤늦게 올라오는 추세다. 불펜도 여전히 불안한 부분이 있다. 수비력으로 이런 불안요소들을 덮어야 경기력이 안정된다. 하지만, 수비마저 약간 흔들리면서 전체적으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4승6패, 예상 외의 저조한 출발이다.
물론 시즌초반 두산 야수들이 유독 애매한 타구를 많이 접한다. 그리고 야구관계자들에 따르면 잠실구장 내야가 다른 구장들보다 딱딱한 편이다. 바운드 속도가 빠르다. 불규칙 바운드도 자주 일어난다. 결코 수비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다른 팀들보다 잠실에서 수비를 많이 하는 두산으로선 나름의 고충이다.
그러나 두산은 지난 2년간 잘 극복했다. 올 시즌에도 극복해야 한다. 개개인의 기본적인 수비 능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실책을 줄여야 치고 올라갈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두산 실책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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