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18개' 삼성 이상민 감독 "이긴 게 신기한 경기"

[마이데일리 = 고양 최창환 기자] "우려했던 대로 실책이 많이 나왔다. 이긴 게 신기할 정도의 경기였다."

삼성의 저력이 매섭다. 실책을 18개나 범했지만 뒷심을 발휘, 챔프전 진출까지 1승 남았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서울 삼성은 1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접전 끝에 84-77로 승리했다.

삼성이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던 1차전과 달리, 2차전은 4쿼터 초반까지 역전을 주고받는 접전이 전개됐다. 삼성이 폭발적인 3점슛을 앞세우자, 오리온은 속공과 이승현의 지원사격으로 맞불을 놓는 형국이었다.

삼성이 승기를 잡은 건 4쿼터 막판이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가운데 3점슛이 다시 폭발했고, 라틀리프와 문태영의 골밑득점까지 더해 경기종료 2분여전 10점차까지 달아난 것. 삼성은 이후 작전타임을 통해 전열을 정비한 오리온의 추격을 따돌린 채 경기를 마쳤다.

삼성은 이날 라틀리프(21득점 16리바운드 4어시스트 2블록), 문태영(18득점 3점슛 4개 5리바운드 4어시스트), 임동섭(14득점 2어시스트), 마이클 크레익(13득점 6리바운드), 김준일(10득점 4리바운드) 등 5명이 두 자리 득점을 올렸다. 주희정(8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도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힘을 보탰다.

이상민 감독은 경기종료 후 "우려했던 대로 실책이 많이 나왔다. 이긴 게 신기할 정도의 경기였다. 전반에 외곽에서 풀어줬지만, 원하는 농구는 아니었다. 후반에 골밑을 살려보자고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이상민 감독은 이어 "크레익에게 팀 플레이를 요구하니 오히려 너무 주저한다. 슛을 아꼈고, 그러다 보니 실책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3점슛이 잘 들어갔는데, 선수들이 3쿼터에 뒤처졌던 상황서 추격을 잘해줬다. 위기도 있었지만, 집중력이 높았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이날 18개의 실책을 범했다.

발목, 무릎부상을 안고 있는 문태영의 활약도 반가울 터. 이상민 감독은 "오전에 무릎이 안 좋은 것 같다고 얘기하니 '괜찮다'라고 하더라. 연습할 때는 슛 밸런스가 안 좋았는데, 의식하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인지한 모습이었다"라며 문태영을 칭찬했다.

이상민 감독은 이어 "5명이 두 자리 득점을 했지만, 실책이 너무 많아 만족은 못한다. 데이터상으로는 이기기 힘든 경기였지만, 3점슛이 좋아서 이길 수 있었다. 오리온은 (이)승현이 외의 3점슛이 말을 안 들어 앞설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수비에서 혼선이 일어난 것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일 터. 삼성은 종종 외곽수비가 무너지며 이승현에게 3점슛을 허용, 오리온에 추격을 허용했다. 이승현은 이날 3개의 3점슛을 넣었다.

이상민 감독은 "헤인즈를 철저히 막자고 한 수비가 어느 정도 이뤄졌는데, 헤인즈에게서 파생되는 찬스는 못 막았다. 헤인즈가 5어시스트를 기록한 이유다. 가운데를 버리자는 약속을 분명히 했는데, 선수들이 자꾸 안으로 들어와 고비마다 3점슛을 내줬다. 이외의 장면에서는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상민 감독은 이어 "잠실에서 끝냈으면 좋겠다. 비디오로 안 좋았던 부분을 분석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준비할 생각이다. 3차전 역시 2점 싸움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상민 감독.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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