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장은상 기자] “투수 교체 타이밍을 까먹었잖아.”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올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미소를 지었다. 주중 3연전서 이미 2승을 거둔 한화는 삼성을 상대로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예약, 시즌 초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김 감독은 팀의 초반 행보에 만족스러운 눈치다. 한화는 이용규, 윌린 로사리오 등 주요 전력들이 자리를 비웠지만 5할에 근접한 승률로 4월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이 시점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김 감독은 “우리가 앞선 8경기서 3승 5패를 기록했지만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선수들이 지는 경기서도 하고자 하는 열의를 보였다. 점점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올 시즌 팀 전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데는 뚜렷한 이유가 있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지난해까지 제대로 된 선발이 없었잖아”라는 한 마디로 모든 상황을 설명했다.
한화는 올 시즌 그야말로 선발야구가 꽃을 피웠다. 알렉시 오간도,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로 이어지는 외국인투수 원투 펀치에 배영수, 송은범, 이태양으로 구성된 토종 선발진까지 거의 모든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김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퀵후크’는 어느새 모습을 감췄다. 한화는 코칭스태프가 마운드를 방문하는 시간이 눈에 띄게 뒤로 미뤄졌다. 조기에 등판했던 불펜진은 5회 이전에 등판하는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
꽃핀 선발 야구에 김 감독은 익살스런 농담까지 던졌다. 김 감독은 “선발이 길게 던져주니까 내가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잊어버렸다(웃음). 언제 투수를 교체해야 할 지 감이 잘 안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연장서 경기가 끝나도 투수가 3명 정도 남는다. 작년이었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일찌감치 다 써버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3연전 마지막 날에도 6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선발 비야누에바가 6⅓이닝 1실점 호투로 또다시 좋은 모습을 보인 것. 퀵후크는 물론 없었다. 김 감독의 감을 떨어뜨린(?) 한화 선발야구가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하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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