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힐만 감독의 스타일상 기회는 얼마 남지 않은 듯 하다.
SK 와이번스는 지난해 10월 트레이 힐만 감독의 선임을 발표하며 "힐만 감독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다. 감독 면접 당시에도 이러한 부분이 높게 평가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 마운드가 약할 때는 타자들에게 맡기는 공격을 많이 한 반면 다르빗슈 유(현 텍사스 레인저스) 등 마운드가 강할 때는 번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이러한 유연함은 SK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고집불통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선수의 컨디션과 상대 선발, 상황에 맞는 라인업과 마운드 운용을 하고 있다.
SK는 12일 경기에서 좌타자에게 매우 강한 브룩스 레일리를 상대 선발로 맞이해 좌타자를 2명만 배치했다. 레일리는 2016시즌 우타 피안타율 .312, 좌타 피안타율 .234를 기록했다. 12일 경기 전까지 올시즌에도 좌 .270, 우 .111를 기록 중이었다.
우완 김원중을 상대한 13일 경기에서는 전혀 다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최근 주춤했던 노수광과 김성현을 제외하고 12일 멀티히트를 때린 박정권과 나주환을 투입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나란히 시즌 첫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제 문제는 서진용. 시범경기 전만 해도 SK의 마무리는 박희수였다. 하지만 박희수가 연일 부진하고 서진용이 호투하자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로 서진용을 낙점했다.
서진용은 초보 클로저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4경기에서 3차례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12일에 이어 13일에는 2아웃 이후 이대호에게 동점 홈런을 내줬다. 반면 박희수의 투구내용은 나날이 안정감을 찾고 있다.
이날 경기 후에도 힐만 감독은 "서진용은 비록 동점을 허용했지만 아직도 믿음이 강하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의 스타일을 봤을 때 이는 단순한 격려 차원일 확률도 적지 않다. 물론 한 두 번 정도의 기회는 더 줄 수 있지만 그 때도 불안한다면 힐만 감독의 선택지는 박희수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서진용의 경우 언젠가는 팀의 마무리 투수를 맡아야 하는 선수라는 것.
힐만 감독의 선택은 무엇일까, 그리고 서진용은 앞으로 어떤 투구를 펼칠까. 기회를 잡는 것은 서진용, 자신의 몫이다.
[SK 서진용.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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