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산다라박이 '2NE1' 수식어를 떼고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그 첫 발걸음은 영화 '원스텝'. 그룹 활동 당시 찍은 작품이지만 해체 이후 개봉되면서 의미 있는 출발을 만들어줬다. 장르가 음악 영화인 만큼 팬들에게 거부감 없이 '배우 산다라박'로 다가갈 수 있게 했다.
특히 '원스텝'은 산다라박의 스크린 첫 주연작으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그는 색청(소리를 색으로 인지하는 증상)과 더불어 기억상실증에 걸린 시현 역할을 연기했다. 음악을 통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번 영화를 통해 색청이라는 증상은 처음 알게 됐어요. 희귀병이라 정보도 거의 없어 무척 난감했죠. 감독님과 상의를 하면서 상상력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이 부분은 CG 처리될 거야'라는 디렉션만 듣고 허공을 바라보면서 연기했죠. 정말 집중력을 발휘해 몰입했는데 정신적 소모가 심해 힘들었어요."
치열한 고민과 온 열정을 쏟아부어 시현 캐릭터를 완성한 산다라박. 과연 스스로의 평가는 어떨지 궁금했다.
"감독님께 죄송할 수도 있는데 만족스럽지 못해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왜 못했을까 그런 생각이 앞서네요. 걱정이긴 한데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까 이제 시작했다는 의미로 51점을 주고 싶어요."
활발한 연기 활동을 예고했다. 벌써 차기작도 확정한 상태. '원스텝'에 이어 영화 '치즈인더트랩'에서 장보라 역할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수의 끈을 놓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산다라박은 여전히 강한 욕심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최근에 많이 듣는 얘기가 제가 이제 완전히 연기로 전향했다는 거예요. 전 그렇게 단정 지은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요.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계셔서 놀라기도 했고 속상하기도 했어요."
산다라박은 "가수의 모습을 지우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가수 출신들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뉘는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정말 노래보다는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두 가지 다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 연예인들도 있어요. 전 후자 쪽이에요."
바로 롤모델 엄정화처럼 말이다. 산다라박은 가수, 배우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만능엔터테이너를 꿈꿨다.
"앞으로의 활동은 훨씬 다이나믹해질 것 같아요. 2NE1 때는 양현석 사장님 방침에 따라 그룹에만 집중했어요. 그런데 이젠 각자 길을 걸어가야 할 시기이잖아요.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고 하나씩 해나가는 중이에요. 이제 라디오 DJ가 남았네요. 하하. 대타로 몇 번 해봤었는데 무척 재밌더라고요. 언젠가 꼭 한 번은 맡아보고 싶어요."
지금은 웃으며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2NE1 해체 이후 한동안은 깊은 상심에 빠져 있었다. 2NE1 멤버가 아닌 산다라박과 마주하기까지 심적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홀로서기를 시작하면서부터 혼자 생각이 많아졌어요. '난 도대체 누구인가'라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동안은 2NE1 멤버로 아늑하게 지내왔다면 이젠 전쟁터로 나가서 험난한 세상과 씩씩하게 살아야 해요. 필리핀 국민여동생, 투애니원에서 제3의 인생을 앞으로 만들어가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여전히 그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지만 산다라박에게선 한결 여유가 느껴졌다. 위축된 상태에서 벗어나 먼저 손을 내밀기 시작, 기뻐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긍정의 힘을 믿게 됐다.
"불안감은 항상 있는 것 같아요. 혼자 활동을 시작하면서 과연 인기가 있을지, 또 인정받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살아가면서 항상 성공만 할 수는 없잖아요. 혹여 결과가 실패하더라도 해보자는 생각이에요. 전 아직 못해본 게 많아요.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임할 거에요."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