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GC가 5년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KGC와 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을 통해 KGC의 우세가 명확하게 확인됐다. 김승기 감독은 14일 울산 3차전을 앞두고 "가장 조심해야 하는 건 방심이다"라고 말했다. 농구는 심리적인 요인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주 높다. 부지불식간에 느슨해지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그런데 이날 KGC와 모비스 모두 초반부터 슛 감각이 최악이었다. 선수들의 슈팅감각은 사이클이 있다. 두 팀 모두 최저점이었다. 스크린과 패스게임으로 오픈 찬스를 만들어도 노마크 슛을 많이 놓쳤다.
그 와중에 치열한 수비전이 벌어졌다. 모비스는 여전히 타이트한 외곽수비와 데이비드 사이먼에 대한 도움수비와 로테이션을 시도했다. KGC는 정상적인 맨투맨을 시도했고, 선수들이 슛 감각이 좋지 않자 의식적으로 수비에서 더욱 전투적으로 임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2~3쿼터 수비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했다. 역시 모비스는 팀 디펜스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 멤버구성상 KGC보다 아주 많은 득점을 올리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장기인 디펜스로 KGC 공격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공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 사실 1차전부터 그랬다.
골밑과 외곽 공격에 모두 능한 사이먼을 막기 힘든 게 증명됐다. 외곽에서 모비스가 트랩을 시도하면 KGC에서 슛이 터질 선수가 즐비하다. 모비스로선 사이먼의 외곽만 집중 체크하면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KGC는 극심한 슛 난조 속에 근소한 리드를 이어갔다. 사이먼의 중거리슛 감각도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세근이 영리하게 움직였다. 이정현과 양희종을 활용했다. 사이먼도 골밑을 파고들어 네이트 밀러와 이종현을 상대로 점수를 만들었다.
모비스는 극심한 슛 난조에 아예 1쿼터에 공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전반 내내 그런 흐름이었다. 유 감독은 "분위기를 타야 할 때 실책이 자주 나온다. 오히려 상대에 속공을 내줘 흐름을 빼앗긴다"라고 했다. 그러나 모비스는 여전히 실책이 적지 않았다. 기록으로 계량되지 않는 실책도 잦았다. 네이트 밀러가 이종현의 득점을 한 차례 도왔으나 실책도 범했다.
그리고 2쿼터. 유 감독 의도가 확인됐다. 초반에 이대성, 중반부터 김수찬이 사익스를 집중마크했다. 공 움직임도 체크하지 않고 사익스만을 그림자 마크했다. 어차피 사이먼을 막을 수 없다면, 사익스에게서 파생되는 공격을 줄여보겠다는 계산. 그러나 사익스는 이대성을 제치고 속공 득점을 해냈고, 오세근의 뱅크슛을 도왔다. 다만 KGC도 지속적으로 슛 감각 자체는 나빴다. 모비스는 힐과 밀러가 간헐적으로 점수를 만들어내면서 추격했다.
3쿼터가 되자 사이먼과 사익스가 동시에 터지기 시작했다. 사이먼이 외곽에서 공격하자 사익스가 골밑을 파고 들었다. 그리고 사이먼과 사익스의 골밑 연계플레이가 잇따라 나왔다. 모비스는 이종현이나 밀러로 KGC 골밑 공격을 봉쇄하는 건 무리가 있었다. 7분48초전 사익스의 더블클러치 레이업슛, 사이먼이 이정현과의 2대2를 통해 터트린 덩크슛, 양희종이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뒤 사익스의 골밑 득점을 돕는 장면이 하이라이트였다. 그렇게 KGC가 야금야금 점수 차를 벌렸다.
모비스가 3쿼터 막판 53.9초전 김수찬의 3점플레이, 전준범의 3점포로 오랜만에 분위기를 타는 듯했다. 그러나 백코트하지 않은 사이먼이 곧바로 아울렛 패스를 받아 덩크슛을 터트려 모비스로 넘어가는 흐름을 차단했다.
4쿼터 초반. 승부처가 다가오고 있었다. 모비스는 이종현이 사이먼을 막고 사이먼이 공을 잡으면 함지훈이 양희종을 버리고 사이먼에게 더블팀을 시도했다. 그러나 사이먼은 더블팀을 뚫고 턴어라운드슛을 넣으며 포효했다.
3쿼터에 살아난 양 팀의 슛 감각이 다시 4쿼터에 주춤했다. 그리고 경기종료 5분21초전. 양동근이 우중간에서 3점슛을 성공한 동시에 골밑에서 오세근이 이종현을 밀었다. 오세근의 5반칙 파울. KGC의 최대위기. 모비스의 기회였다. 2점차로 스코어가 좁혀진 상황이었다.
다시 사이먼이 움직였다. 이종현을 상대로 깨끗한 중거리포를 꽂았다. 모비스는 5초 바이얼레이션, 패스미스가 속출하며 공격권을 넘겨줬다. 영리한 사이먼은 골밑에서 잇따라 이정현의 패스를 받고 점수를 만들었다. 리바운드까지 장악했다. 그리고 2분23초전 이정현이 좌중간에서 스크린을 받고 3점포를 터트렸다. 모비스가 순간적으로 체크하지 못했다. 68-57로 벌어지는 순간. 승부가 갈렸다. 모비스는 오세근이 퇴장한 뒤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결국 KGC는 사이먼~오세근~이정현 삼각편대의 위력을 앞세워 모비스를 괴멸시켰다. 모비스 선수구성상 이들을 막을 수 없었다. 힐의 저조한 컨디션, 네이트 밀러의 낮은 높이, 아직은 무기가 부족한 이종현까지. 결국 KGC의 70-61 승리. 시리즈 스코어 3-0으로 모비스를 완파, 5년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잼피언결정 1~2차전은 22~23일 안양에서 연전으로 진행된다.
[사이먼(위), KGC 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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