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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봉순이의 액션은 맞아주는 선배들 덕분에 가능했어요."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은 도봉순(박보영)의 피해자(?)들 덕분에 더욱 빛날 수 있었다.
15일 막을 내린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엄청난 괴력을 가지고 태어난 소녀 도봉순의 정의구현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제작진은 도봉순이 괴력을 선보이는 장면이 등장할 때마다 정통액션보다는 상대가 하늘로 날아가고, 비명을 지르는 과장된 코믹 액션의 문법을 따랐다. 이 과정에서 때리는 역할을 맡은 박보영 만큼 활약한 것이 노련하게 맞아준 상대 배우들이었다.
가장 먼저 김원해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1회부터 백탁파의 일원으로 도봉순에게 응징을 당한 그는 마지막까지 수없이 맞고 또 맞았다. 병실에 누워 흐느적대며 도봉순을 향한 복수를 다짐하는 그의 모습은 작품 속 최고의 웃음 포인트 중 하나였다. 또 후반부 김원해는 도봉순의 직장상사인 오돌뼈로 등장하며 1인2역 활약을 펼쳤다. 물론 오돌뼈 캐릭터도 도봉순에게 갑질을 하다 책상 틈에 갇히고,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풀 수 없는 팔찌를 하게 되는 등 수난을 겪어야 했다.
백탁파 식구인 임원희와 김민교도 그랬다. 도봉순에게 처참하게 패배한 뒤 강제로 개과천선하게 된 이들의 '착하게 살기' 프로젝트는 작품의 주요 전개와 별개로 시청자의 웃음을 책임졌다. 도봉순과 닭싸움을 하다 꼬리뼈가 부러진 뒤 작품 초반부를 엎드린 모습으로 보낸 공비서 역 전석호, '힘쎈여자 도봉순' 속 최대 악역이지만 도봉순이 던진 호두에 맞고 체포된 김장현 역의 장미관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남자 주인공이라고 도봉순의 한 방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박형식이 연기한 안민혁의 경우에는 초반 도봉순에게 발을 살짝 밝힌 뒤 뼈가 부러져 24시간 수발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 의해 상해를 입고, 그 과정이 멜로 요소로 그려질 수 있다는 것은 ‘힘쎈여자 도봉순’만의 묘미였다.
본의 아니게 촬영 기간 내내 이들을 향해 펀치를 날린 박보영 또한 동료 배우들을 향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작품 중간 진행된 기자간담회 당시 박보영은 "'힘쎈여자 도봉순'은 내가 때리는 것보다 잘 맞아주고 잘 날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드라마다. 선배님들의 액션이 중요한 작품이라 늘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선배님들이 늘 내가 강해보일 수 있도록 고민해준다. 도봉순에서 나오는 재밌는 모습은 받아주는 선배님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사진 = JT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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