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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kt 위즈의 토종 에이스 주권이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kt 위즈는 시즌 초반 키워드는 탄탄해진 마운드다. 기량이 향상된 라이언 피어밴드, 정대현을 필두로 새 외인 돈 로치, 선발로 보직을 전환한 고영표까지 모두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불펜은 초반 22⅔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팀 타율 리그 최하위(0.223)에도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kt의 팀 평균자책점(2.35)은 단연 리그 1위.
그러나 이런 kt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지난 시즌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한 주권이 지난 시범경기부터 극심한 부진에 빠진 것. 3월 23일 고척 넥센전 4이닝 16피안타(3피홈런) 15실점이 발단이었다. 주권이 15점을 내줄 때까지 지켜본 kt 김진욱 감독은 “실점은 많이 했지만 분명 많은 것을 깨달은 경기였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시즌에 들어와서도 난조는 계속됐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일 수원 두산전에서 4이닝 2실점으로 5회를 채우지 못했고, 11일 고척 넥센전에선 4⅓이닝 10피안타(2피홈런) 9실점의 부진으로 시범경기 고척 악몽을 재현했다.
16일 잠실 LG전에 앞서 만난 김 감독은 “문제는 구위에 있다. 타자들이 체감하는 구위가 떨어져 있다”라며 “특히 변화구가 무뎌지면서 다 맞아나가고 있다”라고 최근 부진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권이 자기 공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다. 면담을 통해 좀 더 믿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기로 다짐했다”라고 향상된 그의 모습을 기대했다.
그러나 주권은 이날 1이닝 6피안타 5실점을 기록 후 2회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감독과의 면담도, 자기 자신과의 약속도 모두 소용이 없었다. 1회 23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직구(11개), 커브(1개), 슬라이더(5개), 체인지업(6개)을 구사했는데, 이는 모두 LG 타선의 먹잇감이 됐다.
2점의 리드를 안은 1회 선두타자 이형종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오지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막고 한숨을 돌렸지만 이 때부터 연속 5안타를 맞으며 대량 실점했다. 박용택의 안타로 몰린 1사 1, 3루 위기서 루이스 히메네스-채은성-이병규(3루타)-정성훈에게 4타자 연속 적시타를 헌납하고 무너졌다.
주권은 지난 시즌 kt가 발굴한 특급 신인 투수다. 생애 첫 완봉승을 포함해 6승 8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 차세대 에이스로서의 자질을 입증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중국 대표팀에 뽑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경험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런 주권을 일찌감치 3선발로 낙점했지만 3경기 연속 고개를 숙이며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주권.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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