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 간 트레이드는 양 팀의 상반된 불펜 상황이 낳은 결과였다.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는 지난 18일 밤 2대2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야수 오태곤(26, 개명 전 오승택)과 우완투수 배제성(21)이 kt로, 우완투수 장시환(30)과 김건국(29)은 롯데로 각각 향했다.
롯데와 kt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번 트레이드는 지난 시범경기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평소 막역한 사이인 김진욱 kt 감독과 조원우 롯데 감독은 각 팀의 부족한 부분을 공유했다. 조 감독은 “불펜이 부족하다”, 김 감독은 “장타력이 있는 내야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고, 시즌 돌입과 함께 협의를 거친 뒤 마침내 카드를 맞췄다.
시즌을 15경기 치른 현재(19일 오전) 롯데와 kt는 나란히 공동 2위(9승 6패)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두 팀이 승리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롯데는 돌아온 이대호 효과에 힘입어 팀 타율 2위(.293)를 달리고 있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리그 8위(5.10)로 처져있다. 반면, kt는 팀 타율은 최하위(.233), 불펜 평균자책점은 1.94로 리그 1위다. 결국은 극명하게 다른 두 팀의 색채가 트레이드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롯데의 시즌 초반 최대 고민은 필승조의 부진. 롯데서 2년 차를 맞이하는 윤길현이 7경기 평균자책점 6.43, ‘마당쇠’ 이정민도 7경기 7.94로 모두 난조를 보이고 있다. 일단은 박시영과 배장호가 선전하고 있지만 본래 필승조 자원이 아닌 이들의 안정적인 투구가 시즌 내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롯데는 이런 이유로 장시환이라는 걸출한 불펜 자원을 탐냈다. 장시환은 필승조로 활약한 최근 2시즌 및 대표팀 경험을 토대로 올 시즌 5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42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롯데의 불안한 뒷문을 강화해줄 적임자였다. 롯데 관계자는 트레이드 후 “(장시환은) 마무리투수 및 필승조를 모두 경험한 선수다. 우리 팀에서도 필승 계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흡족해했다.
kt 또한 지난해보다 불펜의 선수층이 두터워지며 장시환을 내줄 수 있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최하위(5.68)였던 kt 불펜은 시즌 초반 22⅔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지키는 야구’를 뽐내고 있었던 터. 마무리 김재윤 및 조무근, 엄상백, 이상화, 심재민 등에 2군서는 배우열, 홍성용 등이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kt 관계자는 “장시환이 좋은 선수이지만 불펜이 두터워지면서 트레이드 카드로 내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은 상반된 불펜 상황에 롯데는 장시환을 얻고, kt는 장시환을 내줄 수 있었다. 그러면서 kt 또한 공격형 내야수 갈증을 오태곤 카드로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4명의 선수는 19일 오후 각각 수원과 사직으로 곧바로 합류해 또 다른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좌측부터)롯데 조원우 감독-kt 김진욱 감독(첫 번째), 장시환(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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