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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이 케이블채널 tvN 신입 조연출 사망 사건과 관련해 CJ E&M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19일 성명을 내고 "고 이한빛 PD의 명예 회복과 방송 콘텐츠 제작 노동 환경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CJ E&M의 책임 있는 경영진과 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대책위의 요구에 귀 기울여 제대로 된 진상 조사와 책임자 문책,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라며 "하지만 그동안 이 사건의 책임을 고인이 된 당사자에게 떠 넘겨온 CJ E&M의 행태로 볼 때 자발적인 해결은 불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언론노조는 고용노동부에 공개 요구한다. CJ E&M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당장 실시하라"라고 요구했다.
고 이한빛 PD는 지난해 1월 CJ E&M PD로 입사해 같은 해 4월 '혼술남녀' 팀에 배치됐고, 입사 9개월 만인 10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신입 조연출 사망 사건 대책위원회는 1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PD가 "장시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부여 등 심각한 노동 강도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이하 전국언론노동조합 성명서 전문.
어제(18일) 오전 tvN'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6개월간의 진상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CJ E&M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언론노조')은 대책위 구성에 함께하며 고 이한빛 PD의 명예 회복과 방송 콘텐츠 제작 노동 환경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이 PD의 죽음은 오늘 날 방송콘텐츠 제작에 종사하는 청년 노동자들의 현실을 웅변한다. 막내는 관행에 따라야 하고 그 관행이 적법한지, 정당한지, 합리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노동이 존중받는지, 이 일에 참여하는 수많은 약자들은 배려 받고 있는지도 중요하지 않다. 갑을의 지위와 서열은 이미 정해져 있고 관행이라는 이름의 질서에 순응하느냐 여부만 중요하다.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따위는 설 자리조차 없다. 게다가 CJ E&M 안에는 자기 권리를 대변해 줄 노동조합도 존재하지 않았다.
CJ E&M의 책임 있는 경영진과 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대책위의 요구에 귀 기울여 제대로 된 진상 조사와 책임자 문책,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이 사건의 책임을 고인이 된 당사자에게 떠 넘겨온 CJ E&M의 행태로 볼 때 자발적인 해결은 불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언론노조는 고용노동부에 공개 요구한다. CJ E&M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당장 실시하라.
CJ E&M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할 필요성과 요건은 차고 넘친다. 초과근로와 휴게시간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규정이 적법하게 지켜졌는지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에겐 법적 책임을 묻고 경영진으로 하여금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게 지도하고 관리 감독해야 한다. 그리고 경영진이 내놓은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수시로 현장을 점검해야 한다. 그래야만 방송 콘텐츠 산업의 살인적인 노동 강도와 야만적인 제작 시스템을 바로잡을 수 있다. 더 이상 방송사업자들의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에 대해 눈 감아서는 안 된다. 공익적 역할을 수행해야 할 방송사들이 불법 행위, 노동 착취에 앞장선다면 그들이 만든 콘텐츠가 신뢰받을 수 있겠는가?
행복한 노동이 좋은 방송,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법이다. 파견, 도급, 용역, 기간제, 단시간알바, 프리랜서 등 온갖 비정규직 넘쳐나 ‘비정규직 박물관’으로 불리는 방송 콘텐츠 노동현장을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장시간 노동과 상명하복 체제로 사람을 쥐어짜는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 노동인권이 존중받는 방송 콘텐츠 제작 현장을 만들어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故이한빛 PD가 세상을 떠난 지 6개월이 지난 오늘,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자신들에게 부여된 최소한의 공적 책임과 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란다.
2017년 4월 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사진 = tvN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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