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이런 시국에 또 정치영화냐?"라는 최민식의 걱정처럼 영화 '특별시민'에 대한 예비관객들의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일 것이다. 영화보다 영화 같은 현실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요즘이기에.
하지만 '특별시민'은 이런 시국이라서, 더욱 눈여겨 볼 만한 작품이다. 오는 5월 9일 장미 대선을 코앞에 두고 개봉하는 정치인들의 선거판 세계를 낱낱이 파헤친 영화다. 현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선거전을 담았다.
"'특별시민'이 주는 메시지는 사람들의 이 지겨운 마음을 닥달해서 끝을 보고 결론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그 결론은 단순한 말일 수도 있지만 '투표를 잘 하자'는 것이다. 잘 뽑자는 것이다" (최민식)
그렇다. 결국엔 투표 독려다. 정치 9단 변종구의 추악한 권력욕을 그리며 우리가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변종구와 그에 맞서는 유력 서울시장 후보 양진주(라미란) 간의 대결 구도를 팽팽하게 전개,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꾸미기보다는 담백하게 선거전 그 이면을 조명했다. 여론 조작도 서슴지 않고 흑색 선전, 네거티브 정치에 혈안이 된 모습을 디테일을 살려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곽도원), 선거 전문가 임민선(류혜영), 선거전에 갓 입문한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 등 기존에 잘 다뤄지지 않았던 캐릭터를 투입해 정치인의 이미지 메이킹 과정을 세밀하게 스크린으로 옮겨냈다.
이들의 정치쇼를 보고 있자면, "이 개새끼도 내가 늑대새끼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그렇게 믿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변종구의 허무맹랑한 말이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하며 섬뜩함을 안긴다. "진실하게 소통하라, 소통이 안 되면 고통이 온다"는 박경의 일침이 무색하게도 이들은 철저하게 진실을 만들어나간다.
최민식과 곽도원의 연기 앙상블은 강렬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권력의 이해관계로 얽혀 치열한 암투를 벌인다. 눈빛과 표정 연기가 압권, 연기 내공을 증명한다.
다만 문소리, 심은경, 류혜영, 라미란 등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분산만 될 뿐, 다양한 배우들의 개성을 엿볼 수 있는 멀티캐스팅의 장점을 느낄 순 없다.
'특별시민'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사진 = 쇼박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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