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영과 몸싸움?’ KGC 양희종, 미디어데이 달궜다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챔프전 미디어데이의 달변가는 KGC인삼공사 주장 양희종이었다.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상대팀에 전하는가 하면, ‘돌직구’도 맞받아치며 챔프전에 대한 열기를 고조시켰다.

20일 논현동 KBL 센터 교육장에서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안양 KGC인삼공사(김승기 감독, 오세근, 양희종)와 서울 삼성(이상민 감독, 주희정, 김준일)에서 각각 3명씩 모습을 드러냈다.

각자 챔프전에 임하는 포부를 밝힌 가운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와 마찬가지로 감독 또는 선수가 상대팀 감독, 선수들에게 질문을 건네는 시간도 주어졌다.

양희종은 김준일, 주희정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상무 입대를 축하한다. 챔프전이 빨리 끝나면 휴식기도 길어지는데, 빨리 쉴 생각은 없나?” 김준일에 대한 양희종의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김준일은 “챔프전이 금방 끝나진 않을 것 같다. 7차전까지 치러서라도 우승반지를 끼고 군대에 가고 싶다”라고 답했다. 김준일은 오는 5월 8일 입대하며, 7차전(필요 시)은 5월 4일 열린다.

양희종은 이어 주희정에게 “KT&G 시절 최고참이었고, 프로선수로 20년 동안 주축선수로 뛰는 부분을 존경한다. 하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적었던 것 같은데?”라고 질문을 던졌다. 주희정은 삼성 소속이었던 2000-2001시즌에 우승한 게 유일한 우승이다.

주희정은 이에 대해 “물론 반지가 많았으면 좋겠지만, 그동안 1개로 족했다. 이번이 2번째 반지를 따낼 기회라고 생각한다. 매 시즌 모든 것을 쏟아 부었지만, 이번 챔프전만큼은 젖 먹던 힘을 다해 뛸 것”이라고 각오를 말했다.

양희종이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 끝나자, 양희종을 향한 돌직구가 연달아 나왔다. 김준일은 양희종에게 “최근 우승하면 팬 30명에게 한우를 사겠다고 말한 영상을 봤다. 구단 사무국 도움이 아닌, 100% 자비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양희종은 “아직 팀에서 얘기가 없어서 100% 내 돈으로 사야 할 것 같다. 팬들에게 맛있는 소고기를 대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희종은 이어 “주류도 포함인가?”라는 사회자의 추가질문에 “한우만 사드릴 것이다. 주류는 더치페이”라며 웃었다.

한때 팀 동료였던 주희정이 양희종에게 던진 질문이 압권이었다. “함께 뛸 땐 더티한 모습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바뀐 건가? 문태영과의 몸싸움은 누가 시작하는 건가? 누가 먼저 강하게 하는 건지 아무리 봐도 안 보인다.” 주희정의 질문이었다.

“시상식 때 말씀 드렸듯, 농구는 정해진 룰 안에서 몸싸움이 허용되는 스포츠다. 의도치 않게 부상이 나오고, 내가 다칠 때도 있다. 그렇다 해도 몸 사려선 안 되는 스포츠인 만큼,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운을 뗀 양희종은 “(문)태영이 형과 많이 부딪치는 건 사실이다. 서로 바디체킹을 하는데,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챔프전 때도 그런 모습이 많이 나올 것 같긴 한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서 단련시켜놓겠다”라고 덧붙였다.

주희정이 “문태영이 먼저 거는 성격은 아닐 것 같다”라고 견해를 전하자 현장에 있는 감독, 선수 모두 마이크를 잡았다. 오세근이 “대학시절부터 대표팀 생활을 함께 하며 봐왔는데, (양)희종이 형은 절대 먼저 그렇게 할 선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승기 감독 역시 “나도 선수들에게 ‘절대 먼저 시비 걸지 말아야 한다’라는 말을 한다”라고 강조했다.

중재에 나선 이는 이상민 감독이었다. 이상민 감독은 “라이벌이 있는 건 좋은 현상이고, 농구에는 근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은 너무 착하게만 운동한다. 잘하기 때문에 그만큼 견제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상민 감독은 이어 “양희종은 슈팅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런 수비를 안 당해봤을 것이다. 그런 수비를 당한다면?”이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양희종은 “올 시즌에 유독 그런 적이 없어서 생각을 안 해봤다. 당한다면, 나도 강력하게 몸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안 밀려야 팀도 안 밀린다. 몸싸움도 즐기면서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 챔프전 때도 불꽃 튀는 몸싸움 기대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양희종-오세근(상), 양희종(하).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