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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아빠는 딸' 제작진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요."(윤제문)
홀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했다. 어느 날은 인터뷰에서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더니, 이튿날엔 음주 인터뷰로 또다시 논란을 샀다. 배우 윤제문의 이야기다.
이날은 사과 인터뷰였다. 영화 '아빠는 딸'은 지난해 개봉 예정이었지만 윤제문의 음주운전 사건으로 뜻하지 않게 올 4월로 시기가 미뤄졌다.
"(음주운전 적발) 여전히 회개 중입니다. 제가 잘못을 한 것이기에 변명의 여지가 없어요. 제작진에게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아빠는 딸'은 윤제문이 자숙 이후 처음 선보이는 영화다. 그는 이 작품으로 코믹 연기 도전에 나섰다. 극 중 하루아침에 여고생 딸 도연(정소민)과 몸이 뒤바뀐 만년 과장 원상태 캐릭터로 분했다. 가장으로서 무게감과 10대 소녀다운 재기발랄함을 표현했다. 특히 네일아트를 받고 씨스타 '나 혼자' 커버 댄스까지 선보이는 등 여고생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
- '아빠는 딸' 출연 이유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땐 늘 봤던 소재를 다뤘다고만 생각했는데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재밌더라. '내가 이런 역할을 언제 해볼 수 있겠나'라는 생각에 욕심이 났다."
- 하지만 1인2역이나 다름없는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게다가 40대 남성이 무려 여고생에 빙의해야 했다.
"시나리오를 읽으며 캐릭터에 접근을 시도했다. 문제는 크랭크 인이 되고, 처음 여고생 연기를 하면서부터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다. 읽을 땐 괜찮았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오바스럽고 그렇다고 절제를 하면 재미없었다. 그 균형을 못 잡겠더라.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고 점차 촬영 회차가 늘어나면서 문제들이 풀려나갔다."
- 실제로 두 딸의 아버지인 점이 큰 도움이 됐겠다.
"그렇다. 디테일한 면은 두 딸의 모습을 참고했다. 큰 애가 대학생, 막내가 고3이다. 함께 생활하면서 무의식 중에 느낀 부분과 출연을 결심하고 난 뒤 딸들을 관찰한 면을 연기에 반영했다."
- 특히나 이번 작품은 신경 쓸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정소민과의 합까지 염두하며 연기를 해야 했다.
"혼자 상상을 해보기도 하고 정소민에게 역할을 바꿔서 대사를 읽어봐달라고 하기도 했다. 정소민한테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장면이 만들어질 때도 있었다."
- 호흡을 맞춰보니 정소민은 어떤 배우라고 생각하나.
"성격이 굉장히 밝다. 구김살 없고 똑똑하고 욕심이 참 많은 배우인 것 같다. 매사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 연기도 너무 잘했더라. 뻔뻔하게 잘한 것 같다. 또 무엇보다 외모가 예쁘다(웃음). 정소민이 동안이지 않으냐. 사실 난 처음 정소민을 만났을 때 실제 고등학생인 줄 알았다. 알고 봤더니 나이는 지났는데 졸업 못 하고 있는 대학교 4학년생이더라. 너무 깜짝 놀랐다."
- 극 중에선 딸과의 관계가 서먹서먹한데 공감이 되는 편이었나, 혹은 실제로는 두 딸과 사이가 살가워서 이해가 어려웠나.
"우리집 역시 상태, 도연 부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딸들이 어렸을 때는 대화를 자주 나눴는데 아이들이 자라면서부터는 영화처럼 사이가 멀어지더라. 사실 깊은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내가 바쁘다 보니까 이야기를 잘 안 하게 되더라. 영화 찍을 때 주로 지방에 장기간 머물러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그리고 극 중 도연이가 이야기를 아빠한테 직접 전하지 않고 엄마(이일화)에게 귓속말로 대신 전하는 것 또한 비슷했다. 내 딸들도 남자친구 얘기는 나한테 직접 안 한다. 아내가 딸에게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다고 말해주더라."
- 혹시 원상태처럼 자녀에게 '기승전 공부'만 외치는 점도 닮았는가. 딸들의 학업에 대해 깊이 관여하는 스타일인지 궁금하다.
"자녀의 학업 문제에 있어서는 원상태와 다르다. 딸이 걱정이 되니까 좋은 대학교에 갔으면 좋겠고 성공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물론, 이해하지만 난 아이들이 공부 스트레스, 압박을 안 받도록 해주려 한다. 아내에게도 딸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게 얘기한 적이 있다."
- 딸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딸들한테 관심을 갖고 못해준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 이 작품을 위해 두 딸의 행동을 관찰하고 보니까 밖에서는 모르겠지만 집에서는 완전 머슴애더라. 너무 널브러져 있다. 어쩔 땐 정말 남자애들 같기도 했다. 아직도 딸들에 대해 잘 모르겠다."
- 악역 이미지가 강한데 '아빠는 딸'로 그런 모습을 지우고 싶은 바람인가.
"아니다. 지금은 나에 대한 이미지를 애써 바꾸고 싶은 욕심이 없다. 예전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조폭 영화가 세 작품 연달아 개봉할 때인데 이미지가 '조폭 전문 배우'로 변해갔다. 그때는 그런 시나리오를 일부러 안 했다. 다른 역할의 영화를 찍었는데 나중에 든 생각은 연기인데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더라. 이제는 그런 마음이 전혀 없다."
[사진 = 메가박스 플러스엠]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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