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항상 터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초반 두산타선이 아주 부진하다고 보긴 어렵다. 21일 현재 팀 타율 0.269로 6위다. 리그 타율 0.266보다 약간 높다. 팀 득점권 타율 0.280으로 5위, 팀 OPS 0.737로 4위, 팀 홈런 12개로 4위, 팀 타점 80개로 5위, 팀 득점 84개로 5위다. 리그 중간 정도의 생산성이다.
엄청났던 지난해 퍼포먼스를 감안하면 부족하다. 그러나 김재환, 민병헌, 양의지 등이 빠른 속도로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주축 타자들의 애버리지가 동 포지션 타 팀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걸 감안할 때 두산 타선의 파괴력 향상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몇몇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은 건 분명하다. 타율 0.172의 오재원, 0.196의 박건우, 0.208의 오재일, 0.255의 김재호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연구도 하고 월요일에도 훈련을 하는 등 나름의 해결책을 찾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지난해의 숫자, 기록에 연연할 필요가 없고, 굳이 훈련량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김 감독이 가장 신경 쓰는 건 심리적인 부분이다.
김 감독은 "타자들이 투수들과 1대1로 싸우면 된다. 타선의 연결을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선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의 해석은 이렇다. "내가 잘 맞지 않아도 팀에 잘 맞는 타자가 많으면 부담 없이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 그러면 결과도 잘 나온다"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두산은 타격감이 좋지 않은 주축타자가 적지 않다. 때문에 개개인이 해당 타석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1대1로 싸우라는 건 팀 타선 전체적인 흐름을 생각하지 말고 실전서 자신의 타격에만 집중하라는 의미다. 팀 배팅도 필요하고, 상황에 맞는 대처도 필요하다. 그러나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개개인이 타격감을 끌어올려 팀 타선의 전체적인 사이클을 올리는 것이다.
포수 양의지는 스트라이크 존을 거론했다. 직접 투수의 공도 받고, 타석에서도 대처하면서 느낀 부분이다. 그는 "존이 넓어지면서 타자들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라고 했다.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은 높은 코스와 바깥쪽 코스에 공 반개~1개 크기 정도로 넓어졌다는 게 정설이다.
양의지는 "나 또한 투수리드를 할 때 그 부분(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한다"라고 했다. 두산의 한 투수도 "볼인가 싶었는데 스트라이크 콜을 받으면서 부담감이 줄어들 때도 있다"라고 했다. 타자로선 이런 부분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대부분 타자는 자신만의 가상의 스트라이크 존이 있다. 머리 속에 넣어둔 뒤 훈련을 통해 감각적으로 대처한다. 그러나 실제로 사실상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면서 타자들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양의지 견해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만의 존을 재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양의지 역시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지 않았지만, 최근 7경기서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며 애버리지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간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인내하며 기다린다. 시즌은 길다. 두산 타선이 갑작스럽게 망가질 가능성은 낮다.
[김태형 감독과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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