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두산 마이클 보우덴이 시즌 첫 등판에 나섰다. 21일 인천 SK전서 2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볼넷 2실점(1자책)했다. 투구수는 53개였다. 김태형 감독은 20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보우덴을 3이닝, 50구 내외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보우덴은 2일 잠실 한화전서 시즌 첫 선발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일 캐치볼을 하다 왼쪽 어깨에 근육통을 느꼈다. 2일 선발 등판이 취소됐다. 휴식에 들어갔다. 11일까지 약 열흘간 재활을 소화했다.
12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불펜에서 가볍게 플랫피칭을 했다. 그리고 15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정식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71개의 공을 던졌다. 패스트볼과 주무기 스플리터를 비롯, 커브와 슬라이더도 고루 시험했다.
김 감독은 보우덴이 더 이상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자 21일로 복귀전을 잡았다. 그러나 어깨는 투수에게 민감한 부위다. 첫 등판을 시작으로 이닝, 투구수를 서서히 늘려가야 할 듯하다. 김명신 등판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보우덴의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대부분 140km대 중반에서 형성됐다. 구속은 좀 더 올라오면 좋겠지만, 이 정도도 괜찮다. 다만, 타자들이 체감하는 구위는 베스트와 거리가 있었다. 김 감독도 "당장 베스트 구위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고, 실제 그랬다.
김강민에게 내준 솔로포가 잘 말해준다. 보우덴은 1-1이던 3회말 선두타자 김강민에게 볼카운트 1S서 2구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가운데로 몰렸다. 구속은 144km였다. 김강민이 타구를 여지 없이 가운데 담장 밖으로 넘겼다. 아직은 패스트볼 자체의 위력이 떨어진다는 뜻.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면서 변화구로도 타자들을 완벽히 요리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박세혁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지만, 양의지의 도움도 필요하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당분간 김 감독과 한용덕 수석코치가 보우덴의 투구수와 이닝을 철저히 관리할 듯하다. 서서히 투구수와 이닝을 끌어올릴 듯하다. 다행히 현재 두산 불펜에는 보우덴의 뒤를 받칠 롱릴리프형 투수가 있다. 신인 김명신이 대표적인 투수다.
두산으로선 약간의 부담은 있다. 여전히 타선의 사이클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다. 불펜도 활용 가능한 투수는 늘어났지만, 이용찬, 이현승을 뒷받침할만한 확실한 자원이 없다. 때문에 시즌 초반 의외로 승수쌓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서 보우덴이 1승이 급한 실전서 퍼포먼스를 점검하고, 다른 불펜투수들이 함께 동원되면서 타선의 도움으로 팀 승리까지 기대하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러나 김 감독이 보우덴의 복귀전을 선발등판으로 결정한 것, 시즌 초반 일부 주축타자들의 부진에도 인내하며 긴 호흡을 고르는 것을 감안하면 보우덴도 충분히 기다려줄 가능성이 크다. 실력이야 작년에 검증이 끝났다.
아직 장기레이스의 초반이다. 두산은 페이스가 썩 좋지 않아도 5할 언저리를 지키고 있다. 설령 보우덴이 실전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경기서 팀이 승수를 챙기지 못해도 시즌 중반 만회할 기회는 충분히 있다.
보우덴이 정상 컨디션을 찾으면 판타스틱4도 완전체를 갖춘다. 팀 전체적으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지금은 두산에 인내의 시간이다.
[보우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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