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피칭 하지 않는 KIA 임기영, 양현종에게 묻다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불펜피칭을 안 합니다."

임기영은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KIA 유니폼을 입자마자 4선발을 꿰찼다. 5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2.00. 18일 수원 kt전서는 데뷔 첫 완투완봉승까지 따냈다. KIA로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쾌조의 페이스다.

임기영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0km대 초반이다. 대신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고루 섞어 타자의 범타를 유도하는 피칭을 한다. 아직 다른 팀 타자들이 임기영을 잘 모르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임기영의 경쟁력이 기대 이상인 것도 사실이다.

임기영은 한화 시절 줄곧 구원투수로 뛰었다. 6일 광주 SK전서 데뷔 5년만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다. 이후 세 차례 연속 선발등판, 꾸준히 호투했다. 3~4차례 연속 좋은 투구를 한 건 그만큼 선발등판 준비를 잘 했다는 뜻이다.

임기영은 생애 처음으로 소화하는 선발로테이션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을까. 그는 "불펜 피칭을 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보통 선발투수는 등판 이틀 전 불펜에서 전력으로 불펜 피칭을 한다. 투구 밸런스와 컨디션을 최종 점검하는 의미.

모든 선발투수가 불펜 피칭을 반드시 등판 이틀 전에 하는 건 아니다. 임기영처럼 실전 등판 사이에 불펜 피칭을 아예 하지 않는 선발투수도 있었다. 그래도 생애 처음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는 투수가 불펜 피칭을 하지 않는 건 이례적이다.

임기영은 "이대진 코치님이 하지 말고 마운드에 올라가보라고 하더라. 투구할 때 느낌이 좋았다"라고 했다. 이어 "원래 시즌이 개막하면 공을 많이 던지는 스타일이 아니다. 스프링캠프 때 공을 많이 던지는 편이다. 한화 시절 불펜투수로 뛸 때는 캐치볼도 하지 않고 등판했다"라고 털어놨다.

임기영은 불펜 피칭 없이 실전 피칭만으로도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대신 그는 "쉬는 날 다른 선발투수가 등판할 때 벤치에서 유심히 지켜본다. 헥터 노에시, 팻 딘, (양)현종이 형의 투구를 자세히 본다. 궁금한 부분을 많이 물어본다. 특히 현종이 형이 많이 알려준다"라고 했다.

최근 임기영은 양현종에게 경기 후반, 특히 7회 이후 승부 요령에 대해 질문했다. 선발투수라면 누구나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임기영 역시 그렇다. 그러나 경기 후반에는 누구나 조금씩 구위가 떨어진다. 임기영은 "현종이 형이 7회 이후에는 한 타자씩 끊어가는 마음으로 던지라고 하더라"고 했다. 즉, 이닝 소화나 교체 여부를 생각하지 않고 매 타자 전력으로 던지라는 의미.

임기영은 선발 등판 사이 불펜 피칭을 하지 않는 대신, 선배들에게 물어가며 자신만의 루틴과 요령을 터득 및 연구하고 있다. 선발투수로서 바람직한 마인드다. 그는 "부담 없이 던진다. 안타를 맞아도 어쩔 수 없다. 볼넷만 주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매 이닝 이번 이닝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진다"라고 말했다.

[임기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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