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선균, 안재홍 이 두 배우의 이름만 듣고는 어떤 조합이 될 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두 배우 모두 개성이 강하고 자기 색이 워낙 뚜렷한 배우이기에 어떤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지 굉장히 궁금했다.
드디어 현장에서 처음 만난 두 배우
사극 경험이 없었던 이선균과 처음으로 상업영화 투톱 주연에 나선 안재홍 배우 (당시에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막 끝낸 직후였다)는 어딘지 모르게 아직은 낯선 조합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이 두 배우의 케미는 영화 속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모니터를 오가며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나를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은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두 배우가 이번 작품 속 서로의 호흡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이선균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감독님과 함께 치열하게 상의하며 기존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임금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것에 심혈을 기울였다. 무더운 여름 날 직접 아이디어를 내며 캐릭터를 완성해 가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더 재미있고 유쾌한 것을 자유롭게 찾아가던 과정 중 찾게 된 보석 같은 애드리브 역시 먼저 나서서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던 이선균, 안재홍 배우에게서 비롯되었다. 후배인 안재홍을 이끌어주고 배려하는 이선균과 선배인 이선균을 차근차근 따라 나서며 특유의 매력을 한껏 발휘하는 안재홍의 모습을 보며, 그리고 두 배우가 빚어낸 환상의 케미와 호흡을 보며 나는 현장에서 또 다른 감동과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예종의 추천으로 탄생한 이서의 기억법
영화 안에서 이서가 손을 머리에 갖다 댄 뒤 천재적인 기억력을 보여주는 장면은 두 배우의 호흡과 아이디어가 완성해낸 가장 빛나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시나리오에 있는대로 그냥 눈을 질끈 감는 이서의 모습만 촬영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선균이 안재홍에게 관자놀이에 손을 갖다 대는 제스처를 제안했다. 천재적 기억력을 지닌 이서가 기억을 되짚을 때 좀 더 귀여우면서도 관객들의 뇌리에 깊게 남을 행동을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아이디어였다. 흔쾌히 이에 따라 촬영한 감독님과 이서 역의 안재홍. 이서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린 제스처는 지금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촬영장 안팎에서 다져진 끈끈한 이선균과 안재홍의 호흡은 영화 속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영화의 프로듀서로서 어찌 이러한 두 배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두 배우를 한 스크린 안에서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배우들과 함께 행복하게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큰 행운이었다.
곽명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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