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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삼성은 벼랑 끝에 몰렸다.
30일 KGC인삼공사와의 챔피언결정 5차전을 내주면서 시리즈스코어 2승3패. 삼성은 2일과 4일 6~7차전을 모두 잡아야 8년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성공한다. 6차전을 홈에서 치르지만, 벼랑 끝에 몰렸다.
삼성은 네 가지 난제에 부딪혔다. 일단 이정현과 오세근이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2대2에 대한 봉쇄, KGC 일시대체 외국선수로 가세하는 마이클 테일러에 대한 봉쇄, 그리고 포스트시즌 내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마이클 크레익, 체력 난조 기미를 보인 리카르도 라틀리프다.
이정현과 오세근의 2대2. 삼성은 알면서도 전혀 막지 못하고 있다. 사익스가 발목부상으로 2차전부터 뛰지 못하자 KGC는 이정현과 오세근의 2대2. 혹은 이정현과 사이먼, 오세근의 연계플레이 비중이 확 높아졌다.
이정현과 오세근의 움직임이 정밀하다. 오세근이 스크린을 걸어준 뒤 골밑으로 잘 빠져 들어가고, 이정현이 정확한 타이밍에 공을 찔러준다. 이게 잘 되지 않아도 다른 위치에 있는 데이비드 사이먼이 삼성의 로테이션을 영리하게 무너뜨린다. 삼성의 취약한 외곽수비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상민 감독은 4차전 이후 "수비를 바꿔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MBC스포츠플러스 최연길 해설위원은 "삼성은 1차전에 헷지를 했고 2차전 이후에는 쇼를 사용했다. KGC가 삼성 수비 움직임을 잘 알고 공략했다. 삼성은 6차전에 이정현에게서 시작되는 2대2 수비법을 바꿔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헷지와 쇼는 세부적인 동선이 조금 다르지만 스크린을 받은 공격수의 수비자, 스크리너 수비자 모두 순간적으로 드리블러를 압박하는 전술. 나머지 수비수들이 3대4서 로테이션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로테이션이 원활하지 않아 미스매치 공격을 허용했다는 게 최연길 위원 지적)
또 하나는 6차전서 뛰는 마이클 테일러다. KGC 김승기 감독과 삼성 이상민 감독 모두 "1대1 공격력이 뛰어나다"라고 했다. 특히 이 감독은 "사익스보다 슛은 물론, 득점력이 좋다. 우리로선 외국인가드가 처음에 고전하는 경향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삼성이 테일러가 뛸 때 지역방어를 사용하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개인기술이 빼어나기 때문에 지역방어를 손쉽게 해체할 것이라는 기대감. 실제 지역방어는 하이포스트 자리 선점과 효과적인 볼 배급, 개개인의 1대1 능력으로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다.
삼성은 테일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테일러에게 2~3쿼터에 너무 많은 점수를 내주면 4쿼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크레익에 대한 단속도 필요하다. 크레익의 4차전은 전형적으로 삼성이 꼬이는 게임의 예시였다.
크레익은 자신이 무리를 해서라도 동료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거나, 외곽에서 수비수를 모은 뒤 페이크로 속이고 슛으로 마무리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감독도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라고 했다. 하지만, 크레익이 좀 더 냉정하게 연계플레이에 녹을 수 있어야 한다.
파울관리도 연장선상에 있다. 5차전서 파울관리가 되지 않았다. 심판 콜에 민감하게 대응했다. 그러자 더욱 흥분하면서 실책도 쏟아냈다. 물론 6차전은 삼성의 홈 잠실에서 열린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심판들의 파울 콜을 감안할 때 크레익이 6차전서 파울 콜로 극심한 손해를 볼 가능성은 낮다. 스스로 냉정함을 되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으로는 라틀리프의 체력이다. 그는 5차전서 18점을 올렸다. 그러나 야투성공률은 38.1%에 그쳤다. 3쿼터에 골밑슛을 시도하다 사이먼에게 어이 없이 블록슛을 당하는 등 집중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전체적인 활동량도 마찬가지. 라틀리프는 이미 6강 플레이오프부터 15경기를 치렀다. 아무리 체력이 좋다고 해도 그 역시 사람이다.
삼성은 2~3쿼터에 크레익이 고전하면서 라틀리프에게 의존하는 단순한 공격 빈도가 높아졌다. 그러면서 라틀리프도 더욱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였다. 크레익에게서 파생되는 효과적인 공격 빈도를 높이면서 라틀리프의 체력도 안배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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