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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엔터테이너라면 환영할 만한 일이나, 가수로서는 마냥 잘한 결정 같지 않다. 종합편성채널 JTBC '효리네 민박'의 주인공 이효리의 이야기다.
이효리가 컴백을 예고했다. 지난 2013년 9월 1일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결혼한 후 제주도 신혼 생활에 집중해 왔던 이효리가 오랜 시간의 공백을 깼다.
이효리는 지난해 11월 작곡가 김형석의 키위미디어와 전속계약 하며 본격적인 연예계 복귀를 시사했다. 이후 문 닫았던 SNS를 재개하고, 화보 촬영 등으로 워밍업을 시작한 이효리는 최근 '효리네 민박'(가제)을 통해 컴백을 확정했다. '효리네 민박'은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제주도 민박집을 운영하는 콘셉트로, 신청을 통해 누구나 원하는 만큼 무료로 쉬어갈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제작 소식이 알려짐과 동시에 큰 화제와 참여를 불러 모으며, 이효리의 파급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다만, 짧지 않은 공백 후 대중을 향한 이효리의 첫 인사가 음악이 아닌 예능이라는 것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효리는 현재 새 앨범 발매를 준비 중으로, 앨범 형태나 콘셉트 등 전체적인 얼개를 직접 짜며 프로듀서로서 전면에서 진두지휘 하고 있다. 2013년 5월 발매된 '모노크롬'(MONOCHROME) 이후로 4년 만에 내 놓는 이번 앨범은 가수 이효리에게 두 말할 필요 없이 무척 중요하다. 이효리의 신보 발매는 이달 말이나 내달이 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효리네 민박'을 통해 예능으로 먼저 컴백하는 이효리의 행보는 그다지 현명해 보이지 않는다. 가수보다 예능인의 이미지가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효리네 민박'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소통할 수 있지만, 뮤지션으로서 이미지는 희석된다. 제주도에서 민박집을 꾸려 유유자적하고, 남편인 이상순과 소박하게 살아가는 인간 이효리의 모습이 가수 이효리의 음악을 덮어 버릴까 하는 우려가 뒤따른다.
또 '효리네 민박'은 신보 발매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의례적으로 진행되는 예능 출연과는 기본적으로 맥을 달리 한다. 이미 짜여진 포맷 속에서 단발성으로 출연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효리에겐 프로그램의 주체이자 호스트로서 방송 제작에 요구되는 시간과 노력이 상당할 터. 이는 이효리가 가수 컴백 준비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효리는 과거 엠넷 리얼리티 프로그램 '오프 더 레코드, 효리'에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효리는 인간적이고 소탈한 매력을 선보이며 대중적 호감도를 끌어 올렸다. 그러나 그 호감도가 이효리의 음악성까지 보장하지는 못했다.
오랜만에 컴백한 이효리는 대중적 인지도와 음악성, 모두를 갖기 위해 욕심을 내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친다'는 속담을 기억해야 할 때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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