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최창환 기자] 11승 43패 승률 .204 10위. 불과 2시즌 전 삼성의 성적표였다. 비록 3번째 우승에 실패했지만, 삼성의 준우승을 평가절하해선 안 되는 이유다.
서울 삼성은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86-88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4패에 그친 삼성은 통산 3번째 우승을 또 다시 다음으로 기약해야 했다.
삼성은 불과 2시즌 전만 해도 리그 최약체였다. 2002-2003시즌부터 KBL 최초의 9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한 까닭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어를 수급하는데 제약이 따랐다. FA(자유계약) 시장에서도 별다른 재미를 못 봤다.
2014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김준일을 선발했지만, 포지션별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2014-2015시즌 신임 사령탑이었던 이상민 감독을 두고 ‘극한 직업’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주어진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삼성은 비교적 빠르게 팀을 재건했다. 과감한 투자, 행운이 더해진 덕분이었다. 삼성은 2015년 FA 자격을 취득한 울산 모비스 포워드 문태영을 보수총액 8억 3,000만원에 영입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역대 FA 최고액이었다. 일각에서 ‘오버페이’라는 평도 나왔지만, 삼성으로선 취약포지션인 스몰포워드 보강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였다.
2015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는 운이 따랐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 모비스를 사상 첫 챔프전 3연패로 이끈 빅맨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선발한 것. 서울 SK와의 트레이드로 주희정까지 영입, 무게감 있는 주전 라인업을 구축한 삼성은 2015-2016시즌을 5위로 마치며 재건의 초석을 다졌다.
2016-2017시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는 등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연일 명승부를 펼쳤다.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서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4~5차전을 연달아 따낸 삼성은 고양 오리온과의 4강도 5차전까지 치른 끝에 따냈다.
삼성은 비록 챔프전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객관적 전력상 열세로 평가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KGC인삼공사 주축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렸지만, 강행군 탓에 체력이 크게 저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도 박수받기에 충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다만, ‘투혼의 준우승’을 만들어낸 삼성은 숨 겨를 틈 없이 새로운 과제를 맞이하게 됐다. 김준일과 임동섭이 군 입대하는 삼성은 문태영, 주희정, 이관희 등 FA 자격을 얻는 선수만 8명에 달한다. 새판을 짜는 게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마침내 승리에 익숙한 팀으로 재도약한 삼성이 다시 한 번 찾아온 리빌딩 시기에도 수완을 발휘할지 궁금하다.
[삼성 선수들. 사진 = 잠실실내체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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