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극으로 치닫는 막장전개를 지탱한 것은 배우 고소영과 조여정의 열연이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가 2일 밤 방송된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 회에서는 '사이코' 이은희(조여정)의 최후가 그려졌다.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이은희의 광기를 막기 위해, 또 가족을 지키기 위해 구정희(윤상현)는 이은희의 감시역을 자처했다. 그는 이은희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회사로 찾아온 자녀의 손까지 냉정하게 뿌리치는 등 고군분투를 했다.
이런 구정희를 찾아와 심재복과의 연애 사실을 알린 강봉구(성준), 강봉구에게 구정희는 "우리 아이들의 아빠가 되겠네. 넌 좋은 아빠가 될 거야. 우리 아이들 잘 부탁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며칠 뒤 구정희의 진심이 드러났다. 강봉구 앞으로 정나미(임세미) 죽음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증거가 도착한 것이었다.
같은 시간 이은희는 구정희와 둘만의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 구정희의 속마음이 적힌 일기장을 읽은 이은희는 약을 탄 와인을 구정희에게 권했고, 구정희는 자신의 죽음으로 이은희를 막기 위해 와인을 들이켰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심재복은 이은희의 집으로 향했다. 도착한 심재복을 이은희는 "우리의 결혼을 축하해달라"며 광기 어린 미소로 맞이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구정희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납치 당한 심재복을 발견했다. 광기를 발산하며 자신의 집에 직접 불을 지른 이은희. 소란 속에 심재복과 구정희는 도망치는 데 성공했지만, 이은희는 불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은희의 최후였다.
▲ 10년 만의 완벽한 복귀, 고소영
첫 방송 전 '완벽한 아내'는 배우 고소영이 10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오는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비활동기 동안 배우보다 셀러브리티로서의 이미지가 강해진 고소영이기에, 그녀 자신도 이번 작품을 통해 선입견을 깨고 배우 고소영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2개월이 흐른 지금, 더 이상 고소영의 연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는 없다. 작품에서 아줌마 심재복 역을 맡은 고소영은 워킹맘이 겪는 고민과 육아에서의 어려움부터, 집주인 이은희(조여정)과의 처절한 갈등, 남편 구정희(윤상현)의 배신 이후 자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폭 넓은 연기로 그려냈다.
특히 이은희에 의해 정신병원에 갇혔다 탈출하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트라우마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표현해낸 그녀의 연기는 시청자의 공감과 감탄을 이끌어냈다.
▲ 이젠 그녀가 무섭다, 조여정
고소영과 함께 작품의 한 축을 맡아 이끈 배우는 이은희를 연기한 조여정이었다. 작품은 어딘가 수상한 집주인 이은희가 본색을 드러내고, 구정희의 모든 것을 가지기 위해 심재복과 대립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이 과정에서 구정희의 지독한 스토커인 이은희 캐릭터는 '사이코', '광녀', '미저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쉽지 않은 역할을 맡아 조여정은 연기력으로 캐릭터에 설득력을 불어넣었다.
어린 시절 당한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공허하고 불안한 은희의 내면을 조여정은 초점 없는 눈빛과 섬뜩한 미소로 표현해냈다. 미소를 짓다가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고 분노를 터트리는 이은희의 모습은 조여정의 연기력을 또 한 번 재평가 받게 만들었다.
'완벽한 아내'는 후반부로 갈수록 살인과 정신병원 감금 등의 자극적인 전개가 남발되며 '막장드라마'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작품을 이끈 고소영과 조여정, 두 여배우의 연기력은 끝까지 작품과 함께 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KBS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