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5연속 위닝시리즈로도 부족했는지 아예 스윕을 해버렸다.
LG 트윈스는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10-4로 승리,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LG가 두산과의 3연전을 싹쓸이한 것은 2012년 5월 18~20일 이후 5년 만이다. LG가 3연전을 모두 잡는 과정을 보면 달라진 LG를 확인할 수 있다.
LG가 이번 3연전에서 만난 두산 선발투수는 장원준, 함덕주, 유희관 순으로 모두 좌완이었다. 좌완투수임을 대비해 정성훈을 3번 타순에 배치했고 양석환을 중심타선에 넣어 파괴력을 극대화했다. 공교롭게도 정성훈과 양석환은 어린이날에 시즌 첫 홈런을 터뜨렸다.
두 선수를 기용하느라 배제된 선수는 다름 아닌 박용택이었다. 박용택은 5,6일 경기에서 선발 제외됐다. 하지만 7일 경기에서는 1번타자로 나왔다. 역시 좌완 유희관을 상대해야 했지만 마침 LG의 2017년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이형종의 타격감이 뚝 떨어진 상태였다. 이형종에게 휴식을 주면서 정성훈과 양석환을 모두 활용하는 한편 박용택을 좌익수로 기용해 타선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박용택은 역시 박용택이었다. 찬스마다 집중력을 발휘하며 유희관을 무너뜨린 일등공신이 된 것이다. 6타수 2안타 6타점의 대활약.
이날 4안타를 터뜨린 정상호는 마침내 FA 영입 선수다운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다. LG가 만약 유강남에게만 의존했다면 LG 안방의 그림은 어떻게 전개됐을까.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체력 안배를 위해 1군에 올라온 강승호는 필요할 때 안타 2개를 치며 벤치의 의도에 맞는 활약을 했다.
이처럼 지금 LG는 기용할 수 있는 자원들이 많아졌고 144경기란 장기 레이스에 대비해 상황에 맞는 선수 기용이 가능해졌다. 이는 필요한 선수에게는 적절할 때 휴식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투수진만 봐도 그렇다. 마무리 임정우가 아직 부상으로 돌아오지 못했지만 신정락, 김지용, 진해수, 정찬헌, 윤지웅, 최동환, 고우석 등 누가 필승조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두꺼운 불펜진을 자랑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연투에 대한 걱정과 부담도 사라지고 있다. 6일 경기에서는 아슬아슬했지만 끝내 최동환이 세이브를 따냈다.
이런 장면만 봐도 달라진 LG를 알 수 있다. 만약 예전 같았다면 혜성 같이 등장해 150km를 던지는 신인 투수 고우석을 시도 때도 없이 투입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LG는 그럴 이유가 없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가 없는 선발투수진 또한 합격점이다. 차우찬을 FA 영입하면서 자연스럽게 두꺼워진 LG 선발진은 임찬규의 폭풍 성장까지 더해 어느 팀과 견줘도 뒤질 것 없는 선발투수진을 완성했다.
어느덧 LG는 누군가의 빈 자리를 크게 실감하지 않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다양한 자원들을 1군 무대에 기용하면서 경험을 쌓게 했고 이들 중 1군에서 중추적인 역할로 성장한 선수들이 여럿 있다. 어느 때보다 빨리 20승 고지를 밟은 LG이지만 그다지 요란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만큼 두꺼워진 선수층이 있기에 가능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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