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드디어 오늘(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가 실시되는 날이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치러지는 '장미 대선'이다. 그런데 이를 마치 예견이라도 한 듯, 현 시국과 맞물려 선거판을 조명한 작품이 있다. 바로, 영화 '특별시민'.
이 기막힌 우연의 일치에 박인제 감독 역시 놀라울 따름이다. 영화의 기획을 처음 시작했던 때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이었다. 전작 '모비딕'(2011)과 마찬가지로 연출과 더불어 각본을 맡았다.
"3년 전 '특별시민'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고 지난해 8월 촬영을 끝냈어요. 후반 작업 기간을 거쳐 완성하고 보니 개봉 시기가 이렇게 됐네요. 공교롭게도 대선을 앞두고 개봉한 것에 대해 처음엔 두렵기도 했고 걱정 반, 기대 반이었어요.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어 '특별시민'을 만든 건 아니에요. 인간의 권력욕을 다룬 작품인데, 이 사회에 사는 이라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소재라고 봐요. 직장에서도, 심지어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존재하는 욕망이잖아요. 그래서 그 대표적인 예로 정치인들의 선거 세계를 조명하게 됐어요."
'특별시민'은 현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선거전을 담았다. 변종구와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곽도원), 변종구에 맞서는 후보 양진주(라미란), 정치부 기자 정제이(문소리) 등 인물들의 끝없는 권력욕을 섬세하게 따라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전개한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기존 장르 영화의 이야기 전개 방식에 익숙한 관객분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어요. 변종구를 통쾌하게 응징한다거나 하는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없죠. 이렇게 결이 다르다는 것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워낙 뉴스에서도 지겹도록 들었던 이야기이지만 '특별시민'은 그 지겨움의 끝을 봐서 결론을 내게 하는 작품이에요."
결말이 명확하지 않아서 오히려 변종구에게 던진 선거판 젊은피 박경(심은경)의 일침이 더욱 뇌리에 깊게 박힌다. '당신들이 하찮게 여기는 유권자로 돌아가 심판하겠다'는 한마디로 현실을 날카롭게 찌른다.
"우리 영화를 보고 단 한 표의 힘이 얼마나 센지, 그것이 얼마나 의미 있고 무게가 있는 표인지 관객분들이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별시민'의 만족도요? 늘 만족감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앞서요. 특히 약 4시간 분량의 촬영분이 러닝타임 130분으로 완성되면서 편집된 배우분들께 상당히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주연 최민식 선배부터 단역까지 모두 좋은 배우분들과 함께 작업했기에 전 정말 운이 좋은 감독이에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쇼박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