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여러 팀에서 뛰었지만, 8년 동안 몸담은 동부가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팀이다. 동부가 다시 우승을 차지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원주 동부 베테랑 가드 박지현(38)이 결국 현역 은퇴를 택했다. 동부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지현이 현역에서 은퇴, 스카우터 겸 전력분석으로 새 출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지현이 은퇴, 2002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됐던 20명 가운데 김주성(동부)이 유일한 선수로 남게 됐다.
부산 동아고-중앙대 출신 박지현은 2002 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에 선발되며 프로에 데뷔했다. 박지현은 동양과 창원 LG를 거쳐 2009년 동부로 이적했고, 동부에서 8시즌을 소화했다. 정규리그 통산 643경기 기록은 4,109득점 1,969어시스트.
박지현은 “아쉬운 마음도 들지만, 지금이 은퇴하기에 제일 좋은 시기인 것 같다. 새로운 감독님이 오셔서 또 다른 부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박지현은 신인 시절 김승현과 나란히 출전해 기동력을 뽐냈고, 동부에서는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제몫을 해왔다.
다만, 끝내 ‘무관’에 머물게 된 건 아쉬운 부분일 터. 박지현은 2002-2003시즌 동양이 TG(현 동부)와의 챔프전에서 2승 4패로 무너져 우승반지를 따내지 못했다. 동부 이적 후에도 3차례(2010-2011시즌, 2011-2012시즌, 2015-2016시즌) 챔프전을 경험했지만, 번번이 준우승에 그쳤다.
박지현은 4차례 챔프전에 올라 챔프전만 21경기 치렀으나 끝내 ‘우승’이라는 한 줄은 새기지 못했다. KBL 역사상 챔프전에서 2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는 19명이 있는데, 박지현은 이 가운데 유일하게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로 남게 됐다.
가장 아쉬움이 컸던 시즌은 2011-2012시즌이다. 당시 동부는 정규리그 최다인 44승을 따내는 등 별다른 위기 없이 챔프전에 올랐지만, 챔프전에서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기세에 눌려 2승 4패에 그친 바 있다.
박지현은 “우승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는데, 놓쳐서 아쉽다. 결과가 안 좋았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제일 농구를 재밌게 했던 시기도 2011-2012시즌이었다. 이전 시즌 준우승하는 과정을 통해 조직력이 더 좋아졌고, 각 팀에 대한 분석도 마쳐 자신감을 갖고 치렀던 시즌”이라고 돌아봤다.
박지현은 이제 ‘무관’이라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이상범 감독-이효상 코치-김성철 코치로 체질개선에 나선 팀의 스카우터 겸 전력분석으로 동부의 재건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박지현은 “내일부터 대학농구를 보러갈 생각이다. 선수로만 뛰다 전력분석을 하려니 겁나는 부분도 있다. 그동안 전력분석 자료를 받아 영상을 보기만 했는데, 이제는 내가 그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베테랑들에게 잘 배워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지현은 이어 “다른 팀에서도 뛰었지만, 8년 동안 몸담은 동부는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팀이다. 동부에서 농구선수로 더 성장하기도 했다. 우승을 못하고 은퇴하게 돼 아쉽지만, 전력분석으로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박지현.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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