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패' 류현진 10실점 발단은? 아레나도-6볼넷-구속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A 다저스 좌완투수 류현진(30)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쿠어스필드에서 펼쳐진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했으나 4이닝 동안 8피안타 7사사구 10실점(5자책)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다저스는 7-10으로 패했고 류현진은 시즌 5패(1승)째를 안았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한 경기에서 10점을 내준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2014년 4월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기록한 2이닝 8피안타 8실점(6자책)이 여태껏 남았던 한 경기 최다실점 경기였으나 이날 경기에서 기록이 바뀌었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10점이나 내주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 상대 타자를 압도할 만한 구속을 보여주지 못했다. 92마일(148km)의 속도까지는 나왔지만 대부분 89~90마일 정도를 형성했다. 가뜩이나 뜨거운 타선을 자랑하는 콜로라도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다.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다보니 체인지업 등 변화구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졌다. 여기에 제구 난조까지 더해 볼넷을 6개나 허용하고 말았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 볼넷 6개를 내준 것은 역시 이날 경기가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2013년 5월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볼넷 5개를 허용한 적이 있었다.

여기에 류현진의 '천적'인 놀란 아레나도의 영리한 타격에 당하고 말았다. 아레나도는 콜로라도를 대표하는 타자로 많은 홈런을 터뜨리는 거포 타자이지만 1회말 첫 타석에서는 단타를 노리는 밀어치는 타격으로 우중간 안타로 득점권 찬스를 이끌면서 류현진을 괴롭혔다. 류현진은 1회말 2점을 내주고 출발했는데 그 발단은 르메이유에 내준 볼넷과 아레나도에 허용한 안타였다.

아레나도는 3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도 중월 적시 2루타를 날리며 류현진을 철저하게 괴롭혔다.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서는 이미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것을 고려해 큰 스윙을 하기도 했지만 끝내 볼넷을 골랐다. 유인구에도 속지 않은 것이다. 류현진으로서는 그야말로 던질 코스가 없었다.

류현진의 10실점은 충격적이지만 자신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구속 회복이란 절대적인 과제, 그리고 현실성 있는 승부 요령 등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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