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숨어있던 불안요소가 노출됐다.
KIA는 12일 인천 SK전 패배로 시즌 첫 3연패에 빠졌다. 3연패 자체를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어느 팀도 언제든 144경기 장기레이스서 3~4연패를 당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도 시즌은 초반이다. 더구나 KIA는 24승12패로 여전히 단독선두다.
다만, 연패에 빠진 팀은 상대적으로 강점보다는 약점 혹은 불안요소가 크게 부각되기 마련이다. KIA 역시 좋은 흐름에서 연승할 때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약점이 최근 3연패를 통해 고스란히 노출됐다.
완벽한 팀은 없다. 진정한 강팀은 약점을 없애거나 최소화할 저력이 있다. 역대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승자는 대부분 그 과정을 거쳤다. KIA는 올 시즌 최후의 승자를 꿈꾼다. KIA 역시 지금부터 시험대에 오른다.
외형적인 KIA의 최대 약점은 불펜이다. 그러나 3연패 과정에서 불펜 약점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임창용이 메인 마무리로 돌아오고, 김윤동이 메인 셋업맨으로 자리잡으면서 서서히 안정되는 느낌이다. 심동섭이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그러나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던 한승혁, 홍건희가 복귀하면서 숨통을 텄다.
오히려 타선과 수비에서 조금씩 균열이 드러났다. 시즌 전 KIA 타선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시즌 개막 이후 각종 객관적인 수치가 좋지 않아도 승부처서 점수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로저 버나디나의 늦어지는 KBO리그 적응, 김주찬과 이범호의 저조한 타격페이스를 우려했다
이범호는 지난주를 기점으로 최근 완전히 살아났다. 하지만, 버나디나와 김주찬의 저조한 페이스가 예상 외로 오래간다. 급기야 김주찬은 12일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이제까지는 최형우와 나지완, 안치홍, 김선빈의 맹타로 크게 표시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팀 타선이 최근 2경기 합계 8안타에 그쳤다. 전반적인 사이클이 하락세다. 감이 좋았던 최형우와 안치홍마저 주춤하다. 김선빈은 최근 무릎 통증으로 선발 출전이 쉽지 않다. 그러면서 버나디나와 김주찬의 부진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타자 개개인의 사이클은 전부 다르다. 시즌 내내 업&다운을 반복한다. 타격감이 좋은 타자와 그렇지 않은 타자는 시즌 내내 엇갈리게 돼 있다. 그런데 경기는 월요일을 빼고 매일 치른다. 결국 개개인이 기복을 줄여 팀 타선 흐름이 전체적으로 가라앉는 걸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쉽게 말해 4번타자 최형우도 사람인 이상 한 시즌 내내 잘할 수 없다. 이때 그동안 좋지 않았던 타자들의 감각이 올라오고, 실전서 제 몫을 해주면 팀 전체적으로는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김주찬이나 버나디나의 회복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버나디나에게 꾸준히 톱타자로 기회를 준다. 김주찬에게도 경기 전 타격훈련 때 신경 쓰는 모습이 보인다.
또 하나는 실책. 올 시즌 KIA는 센터라인이 강화됐다. 그런데 실책은 29개로 kt와 함께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다. 실책이 꼭 팀 패배로 직결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경기흐름이 넘어갈 때 실책이 포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12일 경기도 6회말 2루수 안치홍의 포구 실책, 포수 김민식의 송구 실책이 뼈 아팠다. 11일 광주 kt전서도 3회 4실점 과정에서 유격수 실책이 있었다.
센터라인 야수들은 수비의 중심이다. 기본적으로 코너 야수들보다 타구를 처리하는 비중이 높다. 때문에 수비를 잘하는 야수라고 해도 한 시즌이 지나면 실책 개수가 적지 않다. 어차피 수비력이 약한 야수는 꾸준히 출전하지 못한다. 실책도 적을 수밖에 없다. 실책 자체에 연연할 이유는 없다.
다만, 결정적인 실책을 줄이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현장에선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의 실책은 심리적인 불안감과 집중력 저하로 바라본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한 야구관계자는 "KIA는 전력이 좋은 팀이다. 공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남에게 미루면 안 되지만, 무조건 내가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다"라고 말했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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