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고양 안경남 기자] 무섭도록 침착했다. 수비수 2명이 자신의 앞에 있었지만 현란한 발기술로 무너트린 뒤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 구석을 갈랐다. 바르셀로나가 만든 ‘테크니션’ 백승호 얘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3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초청 U-20 월드컵 대표팀 출정식 경기에서 조영욱, 백승호의 연속골을 터트렸지만 세트피스에서만 두 골을 내주며 세네갈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축구에서 공격수는 찬스가 생겼을 때 흥분지수가 올라간다. 때문에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도하는 슈팅은 세기 조절에 실패해 골문을 크게 벗어나기 일쑤다.
차이는 기술에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에당 아자르 등 세계적인 선수들은 문전 앞에서 깔끔한 마무리를 선보인다. 기술을 바탕으로 냉정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백승호의 득점은 무서울 정도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 35분 조영욱의 패스가 연결되는 순간 백승호는 다음 동작을 머릿속에 그렸다. 공을 잡자 마자 빠르게 한 번 접으며 수비수 1명을 따돌렸고 다른 1명이 붙기 전에 슈팅을 때렸다. 그리고 공은 골망을 흔들었다.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쉬운 동작이 아니다. 자칫 발에 힘이 들어갈 경우 드리블이 길어지거나 슈팅이 빗맞을 수 있다. 하지만 백승호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세네갈 수비를 벗겨냈다.
바르셀로나는 세계에서 가장 발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백승호는 바로 그곳에서 어린 시절부터 성장했다. 쉽게 흥분할 수 있는 득점 찬스에서 그가 무섭도록 침착할 수 있었던 이유다.
백승호는 최근 자신의 컨디션이 100%를 향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그의 말은 경기장 안에서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아마도 세네갈전 득점은 백승호가 최고의 컨디션을 찾았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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