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넷플릭스가 제게 막대한 투자, 그리고 전권을 맡긴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었어요. 영화계 신(神)들에게나 벌어지는 일이 제게 벌어진 거죠."
영화 '설국열차' 이후 4년 만에 '옥자'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은 세계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Netflix)와 손을 잡았다. 넷플릭스에서 약 580 억원을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투자, 한국 영화계에서는 상상 이상의 일이 벌어진 것. '옥자'는 넷플릭스의 100% 투자로 미국 영화로 분류되지만 한국 영화계로 봤을 때 이례적인 상황이다.
봉준호 감독은 "2010년 '설국열차'를 준비하고 있을 때 이미 '옥자'의 시나리오 역시 준비하고 있었다. '옥자'는 동물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람과 동물의 관계는 아름답기도, 혹은 추악한 면도 있다. '옥자'는 그 둘을 다 담고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베일에 감춰진 '옥자'는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와의 이야기라는 굵은 뼈대만 공개된 상황이다. 그 속에는 틸다 스윈튼이 1인2역, 제이크 질렌할이 환경운동가로 등장한다는 것과 강원도 산골에서 뉴욕의 중심지로 끝나게 되는 장소에 대한 것이 전부다.
옥자의 각본은 봉준호 감독과 소설 '프랭크'(Frank)'의 작가인 존 론슨이 맡았다. 또 넷플릭스의 콘텐츠 최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와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가 공동 제작을 맡았다. 왜 이들은 과감한 투자와 지휘권 모두 봉준호 감독에게로 향했을까.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옥자' 기자간담회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테드 사란도스는 "'옥자'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영화다. 굉장히 자부심이 크다"라며 "'옥자' 작업은 내 커리어에서, 또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놀라운 일이다. 봉 감독이야말로 영화계의 장인, 대가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마더' 프로듀서 서우식 대표, '설국열차' 프로듀서 최두호 대표 등 이전 작업을 함께 해온 조력자들의 도움을, 여기에 넷플릭스라는 든든한 기업의 자본을 받았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전작 '살인의 추억'부터 '마더', '설국열차' 등에 이르기까지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력과 상업성·예술성을 고루 겸비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든든한 조력자들의 면면을 보더니 "나름의 어벤져스 팀을 꾸렸다고 생각한다. 프로듀서 분들과 같이 일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다행이다"라며 "영화가 얼른 공개돼서 영화 자체에 대한 여러 의견들과 생각을 듣고 싶다"라고 기대감과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국내 배급을 맡은 NEW는 오는 6월 29일로 국내 개봉일을 확정, 넷플릭스와 긴밀한 협업 끝에 극장 상영의 기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기다린 한국 관객들에 대한 배려이자 예의로 이뤄졌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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