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공이 좋아졌더라."
KIA 마무리 임창용의 2017년 초반은 만만치 않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합류했으나 한국에 큰 보탬이 되지는 못했다. 소속팀 KIA로 돌아와서도 한동안 흔들렸다. 시범경기 4차례 등판, 3⅓이닝 무실점했다. 하지만, 정작 정규시즌이 개막한 이후 고전했다.
4월 11경기서 1승2세이브3홀드1패 평균자책점 3.24였다. 그러나 개막 직후 4경기서 연이어 안타를 허용했다. 8~9일 한화전서는 잇따라 자책점을 기록했다. 수치와 결과를 떠나서 투구내용 자체가 불안했다. 블론세이브 2개를 범했다.
김기태 감독은 집단마무리 체제를 선언, 임창용을 셋업맨으로 돌렸다. 그러자 부담을 벗어 던진 임창용은 조금씩 살아났다. 4월13일 잠실 두산전부터 16일 광주 LG전까지 12경기 연속 자책점이 없었다.
구위가 올라오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졌으나 최근에는 140km 초, 중반을 찍는다. 전성기 임창용은 150km 중반을 손쉽게 넘긴다. 그러나 마흔이 넘은 베테랑에게 그 정도 구속을 바랄 수는 없다. 최근 보여주는 구위가 최상이라고 보면 된다.
올 시즌 스프링캠프는 예년보다 약간 늦게 스타트했다. 임창용은 WBC에도 출전했다. 이 과정에서 컨디션을 원활하게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부담을 덜고 몇 차례 셋업맨으로 던지면서 경기감각을 끌어올렸고, 자연스럽게 임창용답게 돌아왔다.
최근 임창용은 터프한 상황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16일 광주 LG전서도 2-2 동점이던 10회초에 1이닝을 가볍게 막았다. 이형종과 박용택을 상대로 구위로 압도하며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고, 루이스 히메네스도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적장이자 국내 최고 투수 이론가로 꼽히는 LG 양상문 감독도 임창용을 칭찬했다. 양 감독은 "최근 4경기서 특히 공이 좋아졌다. 시즌 초반에는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여전히 창용이가 145km만 던져도 타자 입장에선 치기가 쉽지 않다"라고 했다. 빠른 볼을 던지는 사이드암에 대한 이점이 분명히 있다는 의미.
최근 KIA 불펜은 왼손 심동섭이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빠진 상태다. 정용운이 올라왔지만, 사실상 좌우구분 없이 운용된다. 그러나 큰 공백은 느껴지지 않는다. 마무리 임창용과 함께 메인셋업맨으로 자리잡은 김윤동이 부쩍 좋아졌다. 김윤동은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 1.04.
김윤동은 4~5선발 후보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시즌 초반 김윤동의 보직을 불펜으로 옮겼다. 야구관계자들도 김윤동이 선발보다는 불펜 체질로 본다. 레퍼토리가 다양하지 않지만, 묵직한 구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김윤동은 제구가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김진우가 사실상 5선발을 차지하면서 한승혁과 홍건희가 불펜에 합류했다. 두 사람이 김윤동의 몫을 분담하면 KIA 필승계투조도 짜임새가 한층 좋아진다. KIA로선 김윤동~임창용이라는 필승공식을 만든 것만으로 큰 수확이다.
KIA는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지녔다. 필승계투조와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모든 시작점은 임창용의 부활이다.
[임창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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