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적장마저 감탄을 쏟아냈다. 폭풍 같은 드리블과 치명적인 결정력으로 단번에 경기 흐름을 바꾸며 한국의 대승을 견인했다. 주인공은 바르셀로나에서 자란 이승우(19)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니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 개막전에서 이승우, 임민혁, 백승호의 연속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한국은 같은 날 아르헨티나를 3-0으로 꺾은 잉글랜드와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16강에 다가선 한국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르헨티나와 2차전을 치른다.
4만 관중이 쏟아내는 함성과 분위기는 압도적이었다. 스물 어린 선수들이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광경이었다. 때문에 긴장한 탓인지 선수들의 몸은 다소 경직돼 있었다.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을 앞세운 기니의 공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단번에 흐름을 바꾼 건 ‘한국의 메시’ 이승우였다. 움츠리고 있던 이승우는 전반 36분 번쩍였다. 이유현이 태클로 기니의 패스를 끊어냈고 이진현과 이승모를 거친 패스가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는 이승우에게 전달됐다.
공을 잡은 이승우는 그대로 속도를 살려 기니의 중앙으로 파고들었다. 스스로 호랑이 굴로 들어간 이승우는 엄청난 스피드로 추격자들을 따돌린 뒤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기니는 서서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만주 디알로 기니 감독은 이승우를 어떻게 봤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실력이 대단한 선수인 것 같다. 30m 반경의 장악력을 갖고 있다.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엄지를 세웠다.
디알로 감독의 말대로 이승우의 활동 영역은 광범위했다. 기본적으로 왼쪽 사이드에 서 있지만 어느샌가 중앙으로 이동해 상대의 빈 공간을 공략한다. 선제골 장면에서도 기니의 오른쪽 수비 살리프 실라가 이승우를 쫓아왔지만 이미 공이 이승우의 발을 떠난 뒤였다.
이승우는 오히려 공격수로서 할 일을 했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첫 경기에서 첫 골까지 넣어 기쁘다. 많은 홈 팬들 앞에서 지기 싫었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승리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경기라 선수들도 긴장했다. 그래서 초반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골을 넣고 우리의 플레이를 찾을 수 있었다. 첫 경기치곤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팀에 도움이 되는 골을 넣어서 정말 기쁘다”며 웃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