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수비수 정태욱(20,아주대)의 표정은 밝았다. 무실점과 함께 백승호(20,바르셀로나B)의 쐐기골까지 어시스트했다. 본업인 수비도 잘하고, 골까지 도왔으니 만점 경기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아프리카 복병 기니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 개막전에서 이승우, 임민혁, 백승호의 연속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한국은 같은 날 아르헨티나를 3-0으로 꺾은 잉글랜드와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16강에 다가선 한국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르헨티나와 2차전을 치른다.
수비수 정태욱의 진가를 확인한 경기였다. 195cm의 장신에도 빌드업에 가세하며 롱킥으로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여기에 정확한 태클로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정말 할 줄 아는 게 많은 수비수다.
대회를 준비하면서도 정태욱은 이처럼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연습 도중 자주 세트피스에 가담하기 위해 전진하는 정태욱을 향해 신태용 감독은 “그만 올라가고 내려와, 너의 위치는 여기잖아”라며 실랑이를 펼쳤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신태용 감독 나름의 소통이었다. 정태욱이 올라갈 때 어떤 효과를 낼지 알면서도 수비수로서 신중하게 행동하길 바라는 눈치였다.
실제로 신태용은 정태욱에게 가능하면 올라가서 공중볼을 따내라고 말한다. 기니전이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정태욱은 “감독님께서 올라가도 좋으니까 마무리를 잘 하라고 하셨다. 동료들이 내가 비우고 나온 자리를 잘 메워준 덕분이다”고 말했다.
정태욱의 공격 본능은 기니전에서 결실을 맺었다.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찬스에서 올라왔던 정태욱은 이어진 공격 전개 과정에서 후방 롱패스를 머리로 떨구며 백승호의 골을 도왔다.
그는 “무실점 경기를 해 후련했다. 열심히 준비한 결과다. 여기에 공격 포인트까지 올려 기분이 배가 됐다. 세트피스가 무산되고 돌아가는 과정에서 공이 너무 잘 올라왔다. 그리고 내가 헤딩할 때 백승호의 움직임도 좋았다”고 말했다.
1도움으로 대회를 시작한 수비수 정태욱의 목표는 도움왕이 아닌 무실점 경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정태욱은 “기니전에서 무실점을 하며 강한 자신감을 얻었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전도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치고 싶다”고 주먹을 쥐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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