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칸(프랑스) 신소원 기자] 홍상수 감독의 신작 '클레어의 카메라'는 69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다. 지난해 5월 제69회 칸 영화제 기간 중 촬영한 '클레어의 카메라'는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 국내 배우 김민희, 장미희, 정진영 등이 출연한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칸 영화제 필름마켓으로 일을 하러온 만희(김민희)의 일하는 모습을 시작으로 전개된다. 그의 회사 대표 양혜는 만희를 불러 커피를 한 잔 하자고 말하고, 갑작스럽게 그를 자른다. "왜 제가 그만둬야하나요"라고 묻는 만희에게 "난 정직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야. 너의 순수함은 인정해. 하지만 정직함이 담보된 것은 아니야"라고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홍상수 감독은 계속해서 정직함, 솔직함을 다른 사람들의 입을 빌려 말한다. 만희는 칸 해변에서 단편영화 감독을 만나고, 그는 "솔직해야죠. 솔직해야 영화도 잘 만들죠. 그런데 솔직하기가 쉽지 않네요"라고 말한다. 만희는 "그렇죠"라며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그 자리를 빠져나온다.
만희가 그토록 정직하지 못했던, 그래서 일을 잘려야만 했던 일은 무엇일까. 관객들은 긴 시간동안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영화감독 완수(정진영)의 모습이 등장한다. 계속해서 술을 마치고 취한 완수에게, 양혜는 "혼자 뭘 그렇게 심각해? 하룻밤 실수인데?"라고 말한다.
결국 완수와 만희는 전날 하룻밤 함께 잤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럼에도 완수를 사랑하는 양혜는 괜찮다며 "뭘 어때"라고 말하면서 완수를 곁에 두고 싶어한다. 양혜는 완수에게 그저 옆에 있어달라고 말하고, "나 예쁘잖아. 그러니까 계속해서 예뻐해줘요"라며 애교를 부린다. 그럼에도 완수는 그만하자고 말하고, 혼란스럽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만희는 필름마켓에서 영화를 판매하는 일을 하는데, '판매'라는 직업을 가진 그에게 완수는 "넌 남자들의 눈요기가 되고 싶니? 뭘 홀리려고 하지 말고 팔려고도 하지마!"라고 말한다. 'sell'이라는 단어가 곳곳에서 등장하는데, 만희는 프랑스에서 파트타임 음악교사로 근무하는 클레어(이자벨 위페르)에게 "난 판매일이 정말 싫다"라며 증오하는 장면이 묘하게 겹친다.
클레어는 처음으로 온 칸에서 만난 만희, 그리고 완수를 각자 카메라에 담는다. "왜 사진을 찍니?"라고 묻는 만희에게 클레어는 이전과 이후,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고 말한다. 만희와 완수는 이후 어떤 삶을 살아갈까. 클레어의 카메라 속 만희의 삶, 그리고 김민희의 모습은 아름답고 처연하다. 홍상수 감독은 '클레어의 카메라'로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사진 = 전원사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