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대립군’은 ‘이게 나라냐’로 시작해 ‘리더는 무릇 이러해야한다’라고 끝나는 영화다. 백성은 안중에 없고 권력 유지에만 혈안이 됐던 425년전 위정자들의 파렴치한 도피 속에서 나라의 운명을 짊어진 어린 광해(여진구)의 성장과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대립군 토우(이정재)의 생존을 그린 이 영화는 국가란 무엇이고, 리더란 어떤 존재여야하는지를 진중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선조는 어린 광해에게 조정을 나눈 ‘분조’를 맡기고 의주로 피난을 떠난다. 임금 대신 의병을 모아 왜적에 맞서기 위해 평안도 강계로 떠난 광해와 분조 일행은 남의 군역을 대신해 먹고 사는 토우, 곡수(김무열) 등 대립군들을 호위병으로 끌고간다. 이들은 광해를 무사히 데려다주고 공을 세워 팔자를 고치려 하지만, 정체불명의 자격의 습격과 광해를 잡으려는 왜적의 추격에 점점 궁지로 몰린다.
이 영화는 어쩔 수 없이 현 시대와 오버랩된다. 국민을 위하기 보다는 권력을 탐했던 지난 시기의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를 떠올리게 하는 ‘대립군’은 누가 진정한 국가의 주인이고, 국가를 이끌어가는지를 극적인 팩션 장르로 보여준다.
남의 군역을 대신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비천한 신분의 대립군들이 개인의 안위 보다는 국가를 위해 비장한 결단을 내리는 과정이 자못 뭉클하게 다가온다. 끝내 이름을 알리지 않는 대립군의 헌신이 결국 왕과 나라를 구했다. 그들의 선택은 가슴 뜨거운 희망을 불러온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반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정윤철 감독의 상상력이 더해진 이 영화는 실제 산과 계곡을 오르는 리얼한 로케이션과 전투신으로 사실감을 더한다.
이정재는 대립군을 이끄는 리더 토우 역을 맡아 진중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여진구는 힘 없고 여린 세자에서 점점 책임감을 갖게되는 광해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김무열은 토우와 대립각을 세우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대립군’은 진정한 리더를 갈망했던 우리에게 정확한 시간에 도착했다. 백성의 고달픈 삶을 진심으로 아파하고 끌어안아주는 진심을 가진 정치인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참된 지도자다.
[사진 제공 = 20세기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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