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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4인조 밴드 웨터(최원빈 정지훈 채지호 허진혁)을 만났다. '적시는 사람'(wetter)라는 뜻의 이름처럼 자신들의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젖게 만들겠다며 미소 지었다.
스타일이 확실한 노래를 하는 만큼 웨터에게선 평범함 속 독특한 분위기가 풍겼다. 특별한 움직임 없이도 각 멤버들에게서는 자기를 주장하는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2014년 1월 22일 보컬 최원빈을 비롯해 베이스 정지훈, 드럼 허진혁은 연습실에 있었고, 자연스럽게 함께 음악을 맞췄다. 특별하고 역사적인 순간은 아니었다. 그냥 음악이 좋았던 이들은 그 시간 함께 있었다.
학창시절 god, 유엔의 음악을 듣던 이들은 자연스럽게 음악의 길로 접어 들게 됐다. 실용 음악 학원을 다니고, 재수와 삼수를 거쳐 관련 학과를 진학했다. 건축학과를 다니던 정지훈은 '어, 예술가다!'라는 동네 아주머니의 한 마디에 학원에 등록했고, 허진혁은 왼손잡이라서 드럼을 하게 됐다며 웃었다. 남들이 모르는 음악을 들으면 우쭐해졌다는 최원빈은 노래방에서 직접 불러보고 싶은 마음에 보컬을 시작했다.
"TV에 나오고, 연예인이 되고 싶어 했던 건 아니죠. 그저 음악이 좋았어요. 그러던 중 저희 음악을 좋게 봐주시는 회사를 만났고, 앨범도 내게 됐어요. 각오를 한다거나, 어떻게 해보자거나 하는 생각은 없었죠."
지난해 11월 16일 첫 싱글을 발매한 웨터는 음악성을 알아보는 팬들도 많이 생겼다. 확실한 정체성이 비결이다. 최근엔 '이상한 나라의 로맨스'가 타이틀곡인 미니앨범을 내놨다. "록이라고 해서 정해진 건 없다고 생각해요. 재미있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이상한 나라의 로맨스'는 이성과의 상황, 지금 나라의 상황을 중의적으로 표현해 본 거에요. '로맨스'라는 말이 남녀간에도 쓰이지만, '예전부터 내려오는 황당무계한 허구'라는 뜻도 있더라고요."
독특한 음악색깔과 4인조란 공통점 덕에 '포스트 혁오'라고 불리는 것을 아냐고 물었더니, 손사래를 쳤다. "'포스트'라는 것보다는 그저 '웨터'이고 싶어요. 음악색깔이 정말 다르니까요. 그래도 혁오의 음악은 인정합니다. 이번 신보를 들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처음 들었을 때는 '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선입견 아예 없이 들어보니, 박수를 쳤어요. 최근 한국 앨범 중 가장 성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이 어론'(Die Alone) 최고예요!"
최근 붐이 일어난 힙합신에 비해 침체를 겪고 있는 록밴드 시장에 뛰어든 웨터는 패기있는 포부를 내놨다. "록이라는 장르가 분명히 대중적인 음악인데, 국내 상황이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죠. 들국화와 같은 그룹이 돼서 전성기가 다시 왔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밴드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사진 = 맵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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