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비웠더니, 터진다.
두산 김재환은 지난해 타격 잠재력을 터트렸다. 타율 0.325 37홈런 124타점 107득점으로 두산 왼손타자 역사를 새로 썼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에도 김재환을 4번타자로 기용한다. 첫 풀타임 4번타자에 도전하지만, 사실상 2년차 4번타자다.
두산 주축 타자들은 시즌 초반 대체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김재환은 닉 에반스와 함께 실질적으로 두산타선을 이끌었다. 4월에만 타율 0.363 5홈런 16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에도 야구가 잘 풀리는 듯했다.
아니었다. 4번타자 2년차를 맞이하면서 투수들의 견제 수준이 달라졌다. 고비를 만났다. 5월 타율이 0.213으로 뚝 떨어졌다. 김재환도 "최근 많이 좋지 않았다. 중심에 맞으면 장타를 칠 수 있을 것 같은데 홈런 6~7개를 치는 동안 마음에 드는 타구는 거의 없었다"라고 했다.
머리와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무조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도 버리기로 했다. 김재환은 "상대 견제를 지나치게 의식하면 무너진다.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시프트를 많이 거는데 의식하지 않고 친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의 격려도 있었다. 김재환은 "감독님이 믿고 꾸준히 4번타자로 기용해주셨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2군에 갔을 것이다. 감독님은 멘탈이 무너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는 순간 더 큰 부담이 된다는 걸 느꼈다. 마음을 비우고 타석에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결코 쉽지는 않다. 팀 타선의 중심인 4번타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좋았던 감각과 리듬, 매커니즘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김재환은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실투가 나와도 정타로 연결하지 못했다"라고 돌아봤다.
작년 좋았던 폼을 떠올렸다. 김재환은 "작년에 잘했던 그 폼을 고칠 수 있겠나. 타격훈련을 할 때는 하체를 많이 쓰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흔히 타격감이 좋지 않은 타자는 하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상체로만 공을 따라가다 정확성도 떨어지고, 타구에 힘도 싣지 못한다.
24~25일 잠실 LG전부터 감을 잡았다. 특히 24일 결승 솔로포는 정찬헌의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기가 막히게 걷어 올렸다. 라인드라이브로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스스로도 "올 시즌 가장 마음에 든 타구"라고 했다.
비웠더니 터진다. 좋았던 타격 매커니즘을 다시 끄집어내면서 반등했다. 타격포인트가 앞으로 나오면서 좋은 밸런스를 찾았다. 최근 달아오른 동료 타자들과 시너지효과를 낸다. 그 결과 최근 두산 타선의 파괴력은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됐다. 김재환도 두산 6연승을 견인하며 4번타자 위용을 되찾았다.
김 감독은 김재환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팀 타선도, 전반적인 경기력도 정상궤도로 올라오면서 부담을 덜고 좋은 리듬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다. 김재환은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타격 포인트를 앞에 뒀다. 계속 이 감각을 유지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재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