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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남자 배우로서 언제 한번 연산을 맡아 보겠어요. 인생 캐릭터가 될 것 같았죠.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김지석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 종영 기념 공동 인터뷰를 갖고 연산군을 연기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연산은 드라마틱한 인물이라 부담이 크지만 연기로 얻는 희열도 상당하다. 김지석에게 '역적'은 행운이었다.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강한 의지로 장장 7개월을 달려들었다.
"연산의 삶은 굴곡진데 저는 부모님께 사랑 많이 받고 자랐거든요. 캐릭터 맡고 부모님께 '연락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렸어요. 불효 아닌 불효를 저질렀죠. 연락 너무 하고 싶으면 문자로 하시라고 했어요.(웃음)"
김지석은 광기에 젖은 연산이 아닌 연민이 이는 연산을 그려냈다. 궁궐을 피로 물들인 뒤 점점 추락해가는 그 최후가 허무함을 남겼다. 극 말미 김지석의 처절한 연기가 압권이었다.
"전체 리딩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닌데 모든 배우가 1회부터 30회까지 해냈죠. 상투 틀기 전 새벽에 중요한 신들을 리딩 하고 부딪히는 지점이 있으면 토론도 하고요. 시너지 효과가 난 것 같아요. 전 연산이 마지막까지 밀고 나갔으면 좋겠더라고요. 참회의 눈물은 안 나올 것 같았거든요. 대관절 감히지, 죽을 때도 눈 뜨고 죽을 것 같았어요."
김지석은 자신이 연기한 연산에 끝내 점수를 매기지 않았다. 그는 "숫자는 '문제적 남자' 하나론 됐다"고 웃으면서도 "저의 만족이고 치열하게 연산을 욱여 넣으면서 가졌던 잘 해내야겠다는 치열함과 경건한 마음이 자양분이 된 것 같다"라며 나름의 성과에 만족감을 표했다.
김지석은 장녹수(이하늬)의 장구 춤에 리듬을 타던 일명 '비트 연산 신'을 명장면으로 꼽았다. 그는 해당 장면에 대해 "공연을 보는 제 모습을 멀리서 딴 것"이라며 이슈가 돼 의외였다는 반응이다. 또 "실제 연산이었다면 일어나 춤이라도 췄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지석의 열연이 빛난 21, 22회는 동시에 고비였다.
"두 회 통틀어서 120신 정도였는데 거기서 58신 나왔어요. 미쳐서 날뛰며 '매달아라, 능지처참 하라' 너무 힘들었는데 뻥 차고 나니까 알겠더라고요. 딱 해냈을 때의 엔도르핀이 도는 기분을요."
[사진 = 제이스타즈엔터테인먼트 제공, MBC 방송 화면]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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