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재일이가 좀 쳐줘야 하는데."
두산 타선은 4월에 최저점을 찍었다. 그리고 5월부터 서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 사이에 미세한 사이클 변동은 있었다. 예를 들어 지난달 30~31일 대전 한화전서는 합계 14안타 3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1일 대전 한화전 13안타 8득점. 2일 고척 넥센전 16안타 15득점으로 호조였다.
개개인의 타격 사이클도 각자 변동 폭이 다르다.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그린다. 그러나 아직 완전하지 않은 타자도 있다. 주축 멤버 중에서 가장 페이스가 좋지 않은 타자는 타율 0.220의 오재원, 0.217의 오재일이다.
오재원의 빈자리는 타율 0.336의 최주환이 완벽히 메웠다. 그러나 오재일의 부진은 대안이 없다. 두산 타선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한 차례 2군에서 조정기를 겪었다. 하지만, 돌아온 이후에도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은 오재일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다. 김 감독은 "재일이가 하위타선에 버티고 있으면 투수들은 부담스럽다. 무게감이 다르다"라고 했다. 일발장타력이 있다. 왼손 거포다.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 그동안 김 감독이 오재일에게 믿음을 보낸 근본적 이유다.
김 감독의 인내심에 한계가 왔을까. 2일 고척 넥센전서 오재일을 벤치에 앉히고 오재원을 선발 1루수로 기용했다. 김 감독이 앞으로 오재일을 어떻게 활용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변화를 시사한 기용인 건 분명했다.
오재일은 지난해 타율 0.316 27홈런 92타점 69득점으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에는 4홈런 21타점 장타율 0.333으로 좋지 않다. 최근 10경기서 2루타 이상의 장타는 5월 28일 잠실 kt전 홈런 한 방이 유일했다. 그나마 2일 경기서 9회초 안타 한 방을 신고한 건 위안거리였다.
오재일 대신 1루수를 맡을 자원은 있다. 지명타자 에반스, 좌익수 김재환이 1루로 이동하면 된다. 그렇다고 해도 오재일이 라인업에서 빠지면 그만큼 두산 타선의 장타력이 손실되는 악재는 피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을 최대한 배치해서 팀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스타일이다. 두산 야수진 특성상 그렇게 운영하는 게 맞다.
결국 오재일이 살아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재일이가 하나씩 쳐줘야 상, 하위타선 연결이 잘 된다"라고 했다. 두산 타선의 득점력 극대화를 위한 6~7번 타순의 최적임자가 오재일이라는 생각이다.
야구가 어렵다. 오재일이 지난해 맹활약하자 야구에 눈을 떴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올해 오재일은 또 다시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술적인 약점을 알고 있더라도 몸이 변화하고 적응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오재일을 바라보는 김 감독의 고민도 크다.
[오재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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