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편안해졌다."
두산 이현승은 최근 7kg을 감량했다. 올 시즌 들어갈 때 몸무게가 93kg였다. 그러나 최근 86kg까지 뺐다. 그는 "86~87kg을 왔다 갔다 한다. 이젠 더 이상 빼지 않고 지금 몸무게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통 야구선수는 시즌 도중 체중감량을 거의 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원하는 몸무게를 만들어놓고 시즌에 들어가면 잘 먹고, 잘 쉬면서 최적의 몸무게를 유지하는 편이다. 시즌 도중 진행된 이현승의 다이어트는 일반적인 케이스는 아니다.
그렇다면 이현승은 왜 시즌 개막 이후 다이어트를 감행했을까. 그는 "사실 시즌 초반 무릎이 너무 좋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WBC도 다녀왔고, 허리, 종아리 등등 잔부상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현승은 4월 1일 잠실 한화전 1⅔이닝 2실점 패전을 시작으로 시즌 초반 투구내용이 오락가락했다. 다른 부위 잔부상에 무릎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투구밸런스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그는 "그 영향이 있었다. 무릎에 차오른 물을 뺐는데도 좋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무릎을 비롯한 하체에 지나친 부하를 줘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다이어트를 통해 투구밸런스도 바로잡으려 했다. 이현승은 "쌀을 거의 먹지 않았다. 경기 끝나고도 저녁을 거의 먹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운동은 하던 것처럼 했다. 쌀을 먹지 않고 야채를 많이 먹으니 살이 쭉쭉 빠지더라"고 덧붙였다. 자연스럽게 무릎 상태도 회복됐다.
이현승은 4월 평균자책점 2.63이었다. 그러나 5월에는 1.38로 좋았다. 최근 2경기 연속 안타를 맞지 않았다. 4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을 때는 이용찬과 셋업맨, 마무리 역할을 분담했다. 그러나 지금은 주로 이현승이 마무리를 맡는다.
이현승은 "밸런스가 좋아진 것인지는 모르겠다. 좀 더 던져봐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다만, 심적으로 편안해진 건 분명하다. 그는 "솔직히 작년에 마무리를 맡았을 때는 부담도 있었다. 아무리 멘탈이 좋다고 해도 세이브 상황서 몇 차례 실패하면 이후 위축되는 게 사실이다"라고 했다.
지금은 다르다. 이현승은 "나는 신이 아니다. WBC서 오승환을 지켜봤는데 내가 봐도 무조건 다 막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나도 그렇고, KBO리그에 오승환만한 마무리투수가 있나. 다른 팀들도 다 비슷하다. 내가 항상 다 막아낼 수는 없다. 주자가 있을 때 올라오면 실점해도 내 자책점이 아니니까 편안하게 던지려고 한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과 한용덕 수석코치 겸 투수코치 등 벤치에서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도 이현승의 심리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됐다. 이현승은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어주셔서 감사하다. 이젠 압박감이 사라졌다"라고 했다.
이용찬의 가세도 이현승에게 도움이 된다. 이현승은 "혹시 내가 무너져도 뒤에 (이)용찬이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괜찮다"라고 했다. 이어 "후배들이나 나나 다 똑같은 프로다"라고 덧붙였다. 고참이라는 책임감이 자신도 모르게 부담감으로 이어지는 것도 경계했다.
이현승은 "구단 입장에선 젊은 투수들이 잘하길 기대할 것이다. 나 같은 고참들과 어린 후배들이 경쟁하면서 팀이 발전할 것이다. 서로 경쟁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서 나 또한 발전해야 한다"라고 했다. 몸무게가 줄어들면서 마음도 편안해졌다.
[이현승.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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