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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대립군', 이정재·김무열·여진구 등 카리스마로 무장한 배우들이 뭉치며 남자의 향기가 진하게 풍기는 작품이다. 이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빛낸 여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이솜이다.
단순 홍일점이라서가 아니다. 이솜은 극 중 왕세자 광해(여진구)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의녀 덕이 캐릭터에 녹아들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립군'은 전국 올 로케이션 촬영에 이정재, 여진구 등 출연진이 입을 모아 "가장 고됐던 작품"이라고 꼽을 정도로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대립군'이 개봉돼서 마음이 시원해요. '그래, 가 버려' 이런 기분이랄까. 하하. 배운분들, 스태프들 모두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특히 감독님이 제일 힘 드셨을 거에요. 체력적으로나 심적으로요. 굉장히 치열한 현장이었죠. 제가 홍일점이라고 하는데 동료의 느낌이 강했어요. 촬영이 고된 만큼 서로 따뜻한 눈빛으로 격려해주며 팀워크가 돈독했어요."
여배우 타이틀을 내려놓고 열연을 펼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 보였다. 단벌 숙녀에 분칠 대신 때 분장으로 뒤덮인 얼굴로 스크린을 활보, '하이힐' '마담 뺑덕' '그래 가족' 등 기존 작품 속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여배우라서 신경 쓴다거나 애초에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영화의 흐름에 맞게 분장해야 하는 게 당연히 맞다고 생각했어요. 덕이가 아이라인을 그린다거나 립스틱을 바르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었고 오히려 때 분장을 더 해달라고 자처했어요. 선배들이 '그건 너무했다'면서 지우라고 말리기도 했었어요(웃음)."
첫 사극 도전이라는 점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광해 바라기'인 덕이 역할에 접근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단단한 믿음으로 광해를 헌신적으로 보필한다. 누군가를 이토록 지극정성으로 챙겨준 적은 없었기에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를 거듭한 끝에 만들어나갔다.
"덕이가 '광해 바라기'이잖아요. 실제 연애할 때도 연인에게 그렇게까지 챙겨준 적은 없었어요. 한 사람만을 위해 보필해본 적이 없었기에 어떻게 하면 그런 느낌이 나올 수 있을까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그러면서 광해에게 친구이자 누나인 모습의 캐릭터로 탄생됐죠."
이솜과 여진구는 극 중 찰떡 케미를 자랑하며 영화의 풍성함을 더했다. 이에 대해 이솜은 "억지로 친해지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어요. 촬영 내내 계속 붙어있다 보니 조금씩 가까워졌죠. 나중에는 식사 내기도 하고 농담도 하고 정말로 친해졌어요"라고 말했다. 특히나 그는 카메라 밖에서도 여진구를 살뜰히 보필(?)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아무래도 지방 촬영이 많다 보니까 회식 자리가 자주 생겼어요. 여진구를 챙겨야 한다는 의무감에 저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던 것 같아요. 하하. 제가 빼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회식 때 빠지지 않고 참석했어요."
끝으로 이솜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2014년 '마담뺑덕'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눈도장을 찍은 그는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가리지 않고 출연, 성장해나가는 중이다. 올해 '대립군'에 이어 독립영화 '소공녀'의 현대판 거지 캐릭터로 또 한 번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마담뺑덕'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저를 차갑거나 어둡게만 보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전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 게 가장 큰 목표에요. 그래서 직접 독립영화판을 찾아기도 했었어요. 캐릭터의 폭이 넓잖아요. 밝고 엉뚱한 캐릭터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아직 배울 게 많고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항상 고민하며 앞으로 나아갈 거에요. 대중에게 어떤 평가를 듣고 싶기보다는 '꾸준히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모습이 비쳤으면 좋겠어요."
[사진 = 아티스트 컴퍼니, 이십세기 폭스 코리아]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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