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사막 한 가운데서 고고학자 제니 할시(애나벨 월리스)와 함께 고대 이집트 미이라의 무덤을 발견한 닉 모튼(톰 크루즈)은 미이라의 관을 비행기로 수송하던 중 새떼가 달려드는 불가사의한 사고로 추락사한다. 죽음에서 다시 깨어난 닉은 자신이 발견한 미이라 무덤이 왕위를 찬탈하려다 산 채로 봉인된 아마네트 공주(소피아 부텔라)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5,000년 만에 깨어난 아마네트는 영원한 삶을 살기 위해 닉에게 접근하고, 지킬 박사(러셀 크로우)는 의미심장한 말을 들려준다.
‘미이라’는 고전 몬스터를 리부트하는 ‘다크 유니버스’의 첫 발을 내딛는 영화다. ‘어둠의 우주’라는 이름에 걸맞게 호러에 가까운 분위기 속에 고대 이집트와 현대 런던을 오가며 악의 세력에 맞서는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고고학을 통한 미이라의 발견이라는 측면에서 이 영화는 언뜻 ‘인디아나 존스’ 류의 어드벤처 장르를 떠올리게 한다. 해체된 단검과 보석을 합치시켜 신비로운 힘을 얻는 설정 등이 대표적이다(실제 이 영화의 각본가 6명 가운데 데이빗 코엡은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을 집필했고, ‘인디아나 존스5’ 각본도 쓸 예정이다).
미이라가 초자연적 파워를 앞세워 닉과 제니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스릴이 느껴지고, 모래 폭풍으로 런던 도시를 집어삼키는 장면에선 스펙터클의 감흥을 체감할 수 있다. 비행기 추락신의 무중력 액션, 좀비떼의 습격을 뚫고 지나가는 카 체이스 등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미이라’는 캐릭터 설정이 명확하지 않고, 인물들간의 관계 역시 흡인력이 떨어진다. 용병이자 도굴범인 닉이 왜 미이라를 깨운 ‘선택된 자’가 됐는지, 왜 저주를 받게 됐는지에 대한 이유가 선명하지 않다. 초반부에 닉과 제니의 로맨틱 라인을 더 부각시켰더라면 후반부의 클라이막스에 힘이 실렸을 것이다. 가공할만한 힘을 지닌 미이라도 기대만큼 강하지 않았다. ‘지킬과 하이드’의 설정을 끌어들인 점은 신선했지만, 미이라의 부활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채 겉도는 느낌이다.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미이라’는 UPI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다크 유니버스’의 첫 작품으로 시리즈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사진 제공 = UPI]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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