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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이경규가 ‘냄비받침’의 웃음을 하드캐리했다.
6일 밤 KBS 2TV 새 예능프로그램 ‘냄비받침’이 첫 방송됐다. ‘냄비받침’은 스타가 자신의 독특한 사생활을 책 속에 담는다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요즘 차고 넘치는 먹방, 쿡방, 여행 프로그램이라는 콘셉트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스타들이 직접 책을 만든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지만, 한편으로는 큰 웃음 없이 ‘지루’와 ‘재미’를 오갔던 것도 사실. 이럴 때마다 큰 활약을 한 인물이 ‘갓경규’, ‘예능 대부’ 이경규다.
이경규는 등장부터 이경규 스러웠다. 다른 출연진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불쑥 습격 ‘냄비받침 출판사’의 사장인 척 하고 있던 안재욱을 밀어냈다. 또 “저기서 보니까 유희열 씨 책을 가지고 30분 동안 이야기를 하던데 그럴 가치가 있나?”라고 저격해 유희열을 물개박수 치게 만들었다.
이후 일본 유학중 쓴 책을 소개하던 이경규는 트와이스 사나와 모모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책을 은근슬쩍 숨겨 웃음을 자아냈다. “혼또(정말)?”, “도쿄?” 등 2음절로만 일본어 대화를 이어가는 ‘2음절 일본어’도 웃음을 더했다.
아이디어도 빛을 발했다. ‘걸그룹 첫걸음’이라는 책을 통해 걸그룹을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는 김희철에게 이경규는 “마케팅을 잘 잡아야 한다. 부모님들이 누구나 자기 자식이 잘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냉정하게 깨닫게 해줄 수 있는 그런 것도 들어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며 ‘나는 걸그룹이 가능한가’라는 체크리스트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이 말에 김희철은 “어쨌거나 책을 팔아야 되지 않나. 웬만하면 다 10가지를 동그라미 칠 수 있게 질문을 조작하겠다”, “저는 무조건 상업성이다. 무조건 이 책 팔아서 한국 뜰 것이다”며 야심을 불태웠다. 이 때 기름을 부은 것도 이경규. “어차피 책대로 되지 않아요!”라고 첨언하자 김희철은 “맞다 될 놈이 된다. 어차피 이 책 백번 읽어봐야 안 될 사람은 안 된다”고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김희철의 한껏 상승된 기분을 단 번에 꺾어놓은 것도 이경규다. 이경규는 “그렇지 않다. 많이 책을 읽는 사람이 역시 오랫동안 노래도 하게 되고, 오랫동안 활동하게 된다는 건 놀라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김희철은 “그런데 당근과 채찍을 주는 게 너무 초가 빠르지 않냐”면서 “당근 줬다가, 소화도 시키기도 전에 막 채찍질 하다가, 이제 아픈데 갑자기 당근 먹으라고 넣고”라고 투덜댔다.
이런 이경규의 치고 빠지는 화법,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화법은 이날 방송된 ‘냄비받침’의 웃음을 견인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냄비받침’이 예능프로그램으로 보일 수 있도록 만드는 심폐소생술이나 다름없었다. 역시 어떠한 콘셉트의 프로그램도 자신의 캐릭터를 이용해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예능 대부’ 이경규였다.
[사진 =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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