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철저한 준비의 결과였다.
KIA 정용운의 4일 대구 삼성전 5이닝 2피안타 1탈삼진 6사사구 2실점 호투. 그의 선발승을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KIA는 1~3일 NC, 삼성을 상대로 3연패를 당했다. 더구나 4일 삼성 선발투수는 에이스 윤성환이었다.
그럼에도 정용운은 호투했다. 타선은 윤성환을 상대로 대폭발했다. KIA로선 4연패도 각오한 경기였다. 그러나 기분 좋게 이겼다. 김기태 감독도 "깜짝 놀랐다. 그날 승리가 나중에 우리 팀에 큰 승리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정용운의 선발승을 마냥 우연이라고 보긴 어렵다. 김 감독은 "한화전(2주전)부터 선발투수들을 하루씩 더 쉬게 하려고 했다. 임기영이 괜찮다고 해서 미뤄진 것일 뿐이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4일 경기서 4연패도 감수하면서 기존 선발투수들에게 하루씩 휴식일을 더 부여했다.
당장의 결과보다는 미래를 내다봤다. 개막 이후 헥터 노에시~양현종~김진우~팻 딘~임기영 순으로 쉼 없이 달려왔다. 양현종과 김진우의 페이스가 불안하다. 임기영이 데뷔 첫 풀타임 선발 시즌을 보내는 걸 감안했다.
KIA는 타선 응집력이 좋다. 그러나 상대 마운드를 항상 괴멸시킬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불펜도 불안하다. 시즌 내내, 포스트시즌까지 선발진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김 감독은 선발투수들에게 체력적인 여유를 주려고 했다.
정용운을 일찌감치 선발투수로 준비시켰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최근 "꾸준히 좋은 투구를 했다. 기회를 주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정회열 퓨처스 감독도 "2군에서 계속 선발로테이션을 돌고 있었다. 1군에서 잘 던져서 보기 좋았다"라고 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 플랜B를 준비시켰던 게 적중했다. 김 감독은 "미리 정해진 스케줄이었다. 투수코치와 얘기하고 있었다. 계획적인 등판이었다. 무리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KIA는 정용운의 1군 활용폭을 넓힐 수 있는 부수적 성과도 봤다.
정용운도 선발승이 간절했다. 대만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면서 어깨가 조금 아팠다. 그때부터 투구하기 전에 공을 쥔 팔을 한번 뻗은 뒤 투구동작에 들어가는 습관이 생겼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라고 했다. 정회열 퓨처스 감독도 "2군 선수들이 그 동작을 따라하면서 용운이 1군 등판 경기를 다 같이 응원했다"라고 했다.
구속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6사사구가 말하듯 제구력도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유사시에 고효준처럼 선발이나 중간으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정용운의 예상된 호투가 KIA에 큰 선물을 안겼다.
[정용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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