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정진호 사이클링히트, 불멸의 대기록으로 남을수도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어쩌면 다시 볼 수 없는 명장면일지도 모른다.

두산 외야수 정진호(29)의 대기록은 KBO 리그 역사에 손 꼽을 만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정진호는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과의 시즌 8차전에서 사이클링히트 포함 5타수 5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회말 첫 타석부터 좌전 2루타를 가동한 정진호는 2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우중간 3루타를 터뜨리더니 4회말 중전 안타를 보탰고 5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최충연의 140km 직구를 공략해 우월 2점홈런을 터뜨려 사이클링히트란 작품을 만들어냈다.

정진호의 사이클링히트는 KBO 리그 역사상 23번째에 해당하는 대기록. 주목해야 할 것은 정진호가 5회, 그리고 네 번째 타석 만에 대기록을 작성했다는 사실이다.

네 번째 타석에 사이클링히트를 친 것은 정진호가 역대 6번째이며 5회에 사이클링히트가 탄생한 것은 KBO 리그 역사상 처음인 것이다. 이로써 정진호는 역대 최소이닝-최소타석 사이클링히트란 불멸의 대기록을 남겼다.

어쩌면 다시 보기 힘든 대기록일 수 있다. 사이클링히트란 기록 자체도 1년에 한번 보기 힘든 장면인데 네 타석에 1루타-2루타-3루타-홈런을 꽉꽉 채운다는 것도 힘들 뿐더러 그것을 야구 경기의 절반이 겨우 지난 5회에 달성한다는 것은 누구도 흉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진호의 홈런은 결승타로 남았다. 두산이 9-7로 도망가는 점수는 바로 정진호의 홈런으로 나왔고 두산은 이 점수를 그대로 유지해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사실 놀라운 것은 하나 더 있다. 정진호는 2회초 우익수 수비로 나섰는데 이지영의 타구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실책성 플레이를 저질렀다. 이것은 이지영의 우중간 2루타로 기록됐고 주자 2명이 들어와 3-3 동점을 허무하게 내줘야 했다. 정신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었으나 사이클링히트로 극복해냈다. '인생 경기'를 해낸 정진호는 박수를 받을 필요가 있다.

[두산 정진호가 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삼성 경기 5회말 2사 1루에 투런 홈런을 쳐 KBO리그 통산 23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정진호는 앞선 타석에서 3루타, 2루타, 1루타를 기록한 후 투런홈런을 쳤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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