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슬아슬하다.
KIA 마운드는 13일 현재 평균자책점 4.32로 리그 4위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선발과 불펜의 양극화가 극심하다. 불펜 위기는 만성화됐다. 필승계투조와 추격조의 경계가 희미하다. 최근에는 임창용이 2군행을 자청했다.
당분간 김윤동이 메인 마무리로 나선다. 좌완 심동섭, 재조정을 마치고 1군에 돌아온 우완 한승혁과 홍건희가 뒤를 받친다. 늘 그랬듯 불안한 구조다. 타선과 선발투수들, 수비력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도모한다. 한승혁과 홍건희는 2군에서 꾸준히 필승계투조로 뛰었다. 정회열 퓨처스 감독은 "볼이 특별히 나쁘지는 않다. 계속 필승조로 뛰어왔다"라고 했다. 한승혁은 올 시즌 초반, 홍건희는 지난해 중반의 좋았던 밸런스를 되찾는 게 과제다. 1군서 다시 한번 기회를 잡고 도약에 나선다.
임창용도 한승혁, 홍건희와 같은 과정을 밟는다. 예전만 못하다고 해도 2군에 있어야 할 투수는 아니다. 어떻게든 1군 마운드에 힘을 보태야 한다. 그때까지 나머지 불펜 투수들이 최고참이 다시 준비할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선발진도 걱정거리가 늘었다. 시즌 초반에 비해 흔들린다. 에이스 양현종이 5월 20일 광주 두산전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좋지 않았다. 이후 승리와 퀄리티스타트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9일 광주 넥센전 6이닝 4실점으로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타자들을 압도하는 내용은 아니었다.
양현종은 본인의 밸런스 난조를 깨닫고 섀도우 피칭을 꾸준히 실시했다. 이대진 투수코치도 "스스로 문제가 뭔지 안다"라고 했다. 이젠 제법 많은 경험을 쌓은 에이스다. 김기태 감독과 이 코치는 양현종을 믿고 기다린다.
외국인투수 팻딘도 최근 심상찮다.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예리한 코너워크와 볼배합으로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 스타일이다. 포수 김민식 등 동료들과의 대화 혹은 연구가 필요하다.
선발진에서 잘 나가는 임기영도 당분간 개점휴업한다. 8일 폐렴으로 입원했다. 이번주에 퇴원할 가능성이 크다. 임기영 없이 이번주를 버텨야 한다. 결국 시즌 초반부터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호투 중인 선발투수는 헥터 노에시가 유일하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낸다. 임기영의 등장도 조그마한 기회를 잘 잡은 사례다. 최근에는 좌완 정용운이 연거푸 호투했다. 4일 대구 삼성전 5이닝 2실점, 11일 광주 넥센전 7이닝 1자책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어깨 통증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왼 팔을 쭉 뻗어 타자에게 먼저 보여주는 특유의 루틴이 오히려 타자에게 혼란스럽다. 구속은 느리지만 제구력이 잡히면서 선발진의 새로운 동력이 됐다.
정용운이 그냥 기회를 잡은 건 아니다. 퓨처스리그서 꾸준히 선발 등판,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13일 부산 롯데전 선발투수 박진태도 마찬가지다. 퓨처스서 이닝을 늘리면서 선발 등판을 대비했다. 김 감독은 퓨처스서 충분히 준비된 뉴페이스를 1군에 투입,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
KIA 투수들에겐 지난해보다 좋아진 수비력도 힘이 될 수 있다. 스스로 기회를 삼을 수 있는 대목. 헥터는 "솔직히 작년에는 팀 수비력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수비력이 좋아진 게 느껴진다. 맞춰잡는 피칭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KIA 마운드는 아슬아슬하다. 위기감이 팽배하다. 그러나 그 속에서 새로운 기회도 잡는다. 정회열 감독과 2군 코칭스태프들이 퓨처스리그서 플랜B를 꾸준히 준비했다. 1군에선 조급하지 않고 기다리는 김 감독의 인내심이 돋보인다. KIA 마운드가 지금은 아슬아슬해도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힐 가능성은 충분하다.
[양현종과 헥터(위), 정용운(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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